바쁜 아침시간에 북어국이나 해장국 한 그릇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옛날 양반가 최고의 상차림이라는 구첩 반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된장국에 반찬을 더하고 거기에 갓 구운 따뜻한 생선구이로 잘 차려진 아침식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종로5가 4거리에서 동대문(흥인지문)방향으로 종로대로와 청계천 사이에 있는 종로40가길은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길이다. 이 골목은 생선구이를 비롯해 가정식 백반을 주로 내놓는 식당이 줄지어 있어 인근의 동대문시장 상인들과 시장을 찾은 손님들 많이 찾는 저렴하고 맛깔스런 식당이 모여 있는 맛집 골목으로 유명한데 실제로 골목에 들어서면 생선을 굽는 뿌연 연기와 연탄불에 익어가는 구수한 생선구이 냄새에 불현듯 시장기를 느끼게 하는 마성을 지녔다.
이 골목에는 호남집을 비롯해 10곳의 생선구이 식당이 나란히 영업을 하고 있는데 내놓는 메뉴나 가격은 물론 연탄불을 이용해 생선을 굽는 조리 방식까지 비슷하다. 다만 호남집이 생선구이 메뉴를 처음 시작한 원조집으로 단골 손님이 많아 생선이나 밑반찬 등 식재료의 수요와 회전이 빨라 반찬이 깔끔하고 40여년의 업력을 증명하듯 생선구이도 가장 안정된 맛을 보여준다.
식당입구에 놓인 연탄 화덕에 미리 초벌로 구워 놓은 생선을 주문이 들어오면 센불로 마무리해서 손님상에 내놓는 방식인데 연탄에 구워낸 생선은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익어 직화구이 특유의 불맛과 함께 최상의 식감을 보여준다.
주문 가능한 생선구이의 종류는 고등어, 삼치, 조기, 꽁치, 임연수, 갈치 등 6 종류가 있는데 삼치만 국내산이고 나머지 생선들은 원산지가 노르웨이(고등어), 인도네시아(조기), 대만(꽁치)등 수입산인 점이 아쉽다.
연탄불에 갓 구어 내온 생선구이는 속살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과 고소한 냄새로 먹기 전부터 식욕을 자극하는데 간이 세지 않고 슴슴해서 담백하고 고소한 생선 고유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업주의 설명으로는 소금으로 밑간을 한 생선을 하룻밤 냉장고에서 숙성 과정을 거쳐 약한 불에 자주 뒤집어 주며 굽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한다.
우거지 된장국과 함께 제공되는 기본 밑반찬은 김치와 깻잎장아찌, 콩나물 무침, 열무김치 등 4종류가 고정적으로 제공된다. 장아찌를 제외한 국과 반찬 모두 간이 세지 않고 슴슴하게 조리되어 건강을 생각하는 손님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데 생선을 제외한 된장국과 반찬은 모자랄 경우 원하는 만큼 추가로 제공된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40가길 5
전화 : 02-2279-0996
영업시간 : 07:30~21:00 (일요일 휴무)
메뉴 : 생선구이 7,000~8,000원, 오징어/제육볶음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