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26 10:35

진화는 끝나지 않는다. 완벽한 줄 믿었던 수많은 자동차들이 더욱 완벽해진 모습으로 나타나고,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자동차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2015년 하반기에도 약 30종의 신차가 이미 출시됐거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그중 딱 8대만 추렸다.


BMW 7시리즈

▲BMW 7시리즈.
▲BMW 7시리즈.

10월에 출시하는 BMW의 기함이다. 기함에는 늘 한 세대를, 당대의 기술을, 브랜드 철학을 대표하는 어떤 정수가 녹아 있다. 그렇다면 공개된 사양 중 최상위 모델, 750Li xDrive의 제원을 살짝 볼까? 4395cc V8 직분사 트윈 터보 가솔린엔진이 내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66.2kg·m,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4.4초. 무게는 약 1.9톤. 그럼 이렇게 달릴 때 실내에서는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손에 닿는 모든 감촉의 호사스러움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풍요로울까? 그러면서도 BMW 특유의 공격적이면서도 정교한 성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쾌락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정조준하는 모델이라고, 미디어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 상황이 그런 것도 사실이다. 지금 취할 수 있는 극상의 BMW다. 10월 중 출시 예정.


미니 NEW 클럽맨

▲미니 NEW 클럽맨.
▲미니 NEW 클럽맨.

지금까지 미니 클럽맨을 이해하는 기준은 상대적으로 넓은 트렁크 공간이었을까? 냉장고처럼 여닫을 수 있는 문의 형식? 미니 뉴 클럽맨은 그 폭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이 차는 ‘미니의 리무진 버전’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확연히 고급스럽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미니와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다. 그윽하게 농익었다. 하지만 미니의 가치는 그대로다. 역시 지금까지의 모든 미니가 그랬듯이 여전히 아찔할 정도로 재미있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3세대 미니의 진화는 성공적이었다. 2015년 상반기, 미니를 선택한 사람 중 15%가 50대라는 건 무슨 뜻일까? 미니의 재미와 가치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새로운 클럽맨은 미니의 모든 가치에 넉넉한 공간과 품위를 보탰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유쾌하게 미니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10월 중 출시 예정.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 레니게이드.

레니게이드는 지프가 처음 만든 소형 SUV다. 지금 전 지구적으로 가장 치열한 장르에 정통의 SUV 메이커 지프가 던지는 옹골찬 출사표다. 2360cc 직렬 4기통 가솔린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5kg·m을 낸다. 자동 9단 변속기는 은근하고 끈질기게, 듬직하면서도 조용하게 엔진과 구동계 사이를 잇는다. 이 SUV에 ‘도심형’이라는 말을 붙여도 될까. 크기와 쓰임을 바탕으로 이해하면 가능한 일. 하지만 지프가 오프로드에서 할 수 있는 놀라운 일을 생각하면 좀 섭섭한 수식이 될 것이다. 레니게이드는 어떤 험로에서도 뒷걸음칠 생각이 없다. 도심을 지향하면서도 쟁쟁한 오프로드 실력을 갖췄다. 지프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그 실력이야말로 당신에게 자유를 선물하고 싶은 레니게이드의 의지이자 마음이다.9월 중 출시 예정.


크라이슬러 뉴 300C

▲크라이슬러 뉴 300C.
▲크라이슬러 뉴 300C.

미국차에는 시트에 앉는 순간 마음을 툭 놓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런 퇴근길이라면 그저 안락하게 누리고 싶을 때 간절하게 생각나는 한 대의 차이기도 하다. 운전석에선 누군가에게 안긴 듯하다. 인테리어는 충분히 고급스럽고 다분히 미래적이다. 두툼하고 믿음직한 양감, 디자인에 묻어 있는 권위. 어디서도 물러설 일은 별로 없이 위풍당당한 크기. 전장은 5m가 넘고, 폭은 2m에 가깝다. 배기량도 넉넉하다. 3604cc 가솔린엔진이 내는 최고출력은 286마력, 최대토크는 36kg·m이다. 크라이슬러 뉴 300C야말로 ‘모자람이 없다’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대형 세단 아닐까. 이미 풍족하니까, 여기서 더 욕심을 부리고 싶은 마음조차 누그러뜨릴 수 있는 마음의 품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4천4백80만~5천5백80만원.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이스테이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이스테이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이스테이트.

작년 6월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C클래스를 출시했을 때 시장은 거의 굳어지는 것 같았다. 경쟁 모델과의 판매량을 비교할 이유조차 없어 보였다. C클래스는 벤츠가 이미 그 세계관 자체로 완벽을 추구할 줄 아는 브랜드라는 맑은 증명 같았으니까. 올 하반기에는 C클래스 이스테이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스테이트는 벤츠가 왜건을 부르는 고유의 명칭이다. 아직도 왜건을 짐차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걸 ‘한국적’ 편견이라고 부르는 일은 합당할까? 왜건은 평일과 주말, 일상과 일탈, 출퇴근과 레저를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가장 세련된 장르의 이름이다. 어쩌면 가장 합리적이고 유난하지 않은 방식으로 삶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아직도 의심스럽다면 한번 직접 보고 느껴보길. 손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권하고 싶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1.6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1.6.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1.6.

일곱 명이 산뜻하게 탈 수 있는 패밀리밴이다. 더불어 운전석에 앉는 순간 전혀 새로운 드라마가 눈 앞에 펼쳐진다.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넓은 시야, 더불어 이 넓은 창문 밖으로 보게 될 수많은 배경을 생각하게 된다. 전남 어딘가의 우거진 숲이라도, 남쪽 바다의 아름다움이라도 좋을 것이다. 조수석은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풋 레스트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풋 레스트까지 펼치면 편안하게 누워서 이동할 수 있는 셈이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의 실내에는 생활하면서 발견하고 또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세부 사양이 있다. 이것이 프랑스 자동차의 재미이자 시트로엥만의 즐거움이다. 지금까지는 2.0 디젤엔진을 쓰는 모델만 있었다. 새로 출시하는 1.6 디젤엔진 모델은 조금 더 합리적인 이동을 보장한다. 9월 중 출시 예정.


폭스바겐 골프 R

▲폭스바겐 골프 R.
▲폭스바겐 골프 R.

이 차를 탄 새벽에는 거의 홀린 것 같았다. 마법에 가까운 쾌감. 차체에는 골프 본연의 수수함이 그대로 묻어 있는데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속도와 힘을 낸다.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엔진도 낯설지 않다. 그런데 최고출력 292마력은 어디서 나올까. 38.7kg·m나 되는 최대토크는?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자그마치 4.9초다. 포르쉐 박스터 GTS가 4.7초였다. 이 정도면 골프 GTI를 두고 ‘베이비 포르쉐’라는 별명을 붙인 누군가는 좀 머쓱할 지경이다. R은 이렇게 위풍당당한 폭스바겐의 고성능을 상징하는 단 한 글자의 알파벳이다. 지금 출시돼 있는 다른 모든 스포츠카와 자웅을 겨루면서 골프 본연의 매력까지 그대로 간직했다. 쉽게 과시하는 성격도 아닌데, 누구한테 뒤질 성능도 아니라는 뜻이다. 9월 중 출시 예정.


재규어 XE

▲재규어 XE.
▲재규어 XE.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재규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디자인에는 거의 빈틈이 없다. 이렇게 탄탄한 비율과 기세를 갖춘 재규어 세단은 사실상 없었다. 2014년 파리 모터쇼에선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게다가 정확하게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다. 날렵하고 정확한 운전으로 거의 흠잡기가 어려웠던 BMW 3시리즈를 정조준한 셈이다. 재규어 XE에는 크기와 관계없이 느낄 수 있는 영국차 특유의 위트가 있고, 재규어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움직이는 차, 첨단 장비에 의존하기보다는 내 손맛과 실력을 기반으로 즐길 수 있는 차가 재규어다. 여기에 다른 브랜드에는 없는 영국의 고고한 품위가 무심하게 묻어 있다. 세 가지 엔진, 다섯 가지 모델이 준비돼 있다. 가격은 4천7백60만~6천9백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