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가 폭락 도미노… 국내 증시 3大 현상 주목하라

중국 증시 폭락이 국내 주식시장에 3가지 도미노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하이지수가 최근 5일간 20%가량 급락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3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위기가 고조되자 이에 따른 연쇄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5일 기습적으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고,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3가지 연쇄작용에 국내 증시 관련주들의 흐름은 엇갈렸다.

①中 소비 관련주 활짝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가파른 반등이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8월 들어 약세를 보이던 중국 소비주들은 26일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다자녀정책 관련주로 분류되는 아가방컴퍼니가 26일 13.9% 올랐고,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보령메디앙스도 12% 이상 상승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화장품 관련주들도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이 6% 올랐고, 코스맥스·코스맥스비티아이·한국콜마·산성앨엔에스도 3~8% 뛰었다.

증시 폭락으로 충격을 받은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확인한 투자자들이 관련주를 매수한 것이다. 최근 중국 소비 관련주들 하락이 과도했다는 평가도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줬다.

전날 오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6일부터 금융기관의 1년짜리 정기 대출과 예금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내려 4.65%와 1.75%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0.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내린 것은 지난 6월 28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②환율 상승 유리… 자동차·의류주 꿈틀

두 번째 연쇄작용은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출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환율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자 국내 증시에선 자동차·의류 업종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자동차 부품주 중 상대적으로 북미 판매 비중이 높은 S&T모티브가 이날 7.7% 올랐고, 에스엘·현대위아·화신도 3~4% 상승했다. 완성차 업체인 쌍용차·기아차도 각각 2.8%, 2.6% 뛰었다.

의류주도 마찬가지다.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 폭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영원무역이 5% 가까이 상승했고, 신원·대현도 각각 5.6%, 3.5% 올랐다.

③미국 금리 인상 연기설에 은행·보험주 내려

마지막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당초 9월이 유력하다는 관측과 달리 세계 금융시장 혼란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연말로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금리 상승에 순이자마진과 자산운용수익률 개선을 기대했던 은행, 보험주에는 부정적인 소식이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1% 가까이 올랐지만 보험업종지수는 2.7% 하락했다. 이날도 JB금융지주가 3.1% 내렸고, 흥국화재·신한지주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선물 전문 조사기관인 페드워치(FedWatch)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6일 조사에서는 투자자들이 전망하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51%로 집계됐지만, 24일 조사에서는 24%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