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파도치는 '바다'

전시장 한편에 '바다'가 있다. 푸른 공간 안 천장에 달린 수명을 다한 폐(廢)집어등 속 LED 조명이 은은한 빛을 발산한다. 빛과 함께 파도 소리, 가슴 긁는 듯한 해녀 숨소리가 퍼지고 바닥엔 새하얀 소금이 깔렸다. 제주도 집 앞 바다를 통해 느꼈던 평온함을 옮긴 부지현(36)의 설치작 'Net-Being'〈사진〉이다.

서울 청담동 송은 아트스페이스 설립 5주년 기념전 '썸머 러브(19일까지)'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송은 아트큐브 전시 지원 공모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 32인의 신작 및 미발표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다. 권재나, 김재범, 김희영, 신정균 등이 참여해 드로잉, 사진, 설치 등 총 43작품을 출품했다. '썸머 러브'라는 전시 제목은 젊은 시절 열정적이고 잊지 못할 사랑처럼, 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대웅(31)의 사진 작업 '아무도 같이 먹는 사람은 없다'는 영국의 음식점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편안히 혼자 밥을 먹지 못하는 동양인들과는 달리 아무렇지 않게 혼자 레스토랑에 가 밥을 먹는 서양인들을 보며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관찰해 작품으로 옮겼다"고 했다.

김지선(29)의 '캔버스 가드닝'은 작가가 상상해낸 형형색색의 꽃들로 캔버스를 가득 메운 평면 작품이다. 작가는 화려한 꽃의 이면에 무엇이 숨어 있을지 계속 질문하며 평면 작품에 3차원 이야기를 불어넣었다. 그 세대의 일상 체험이 고스란히 스민 작품들은 첫사랑처럼 풋풋하다. (02)3448-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