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0세 이상, 근로시간 줄이면 年1080만원 지원

이르면 올 11월부터 50세 이상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1년에 1080만원까지 최대 2년간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 제도가 시행된다. 장년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청년에게 일감을 나누고, 기업의 청년 채용 여력을 대폭 늘리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올 하반기 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올 1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50세 이상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줄이면, 근로시간을 줄이기 전에 받던 임금 대비 삭감분의 50%(연간 1080만원 한도, 최대 2년)를 받을 수 있다. 50대 임금 근로자는 전국적으로 약 400만명이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에 드는 예산을 우선 140억원 편성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원하는 근로자가 대폭 늘어나 140억원 지원금이 부족할 경우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해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고용부는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장년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를 줄여 근로자와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부터 법적으로 모든 회사의 정년이 60세로 되면서, 기업이 해고·명예퇴직 등의 명목으로 장년 근로자 해고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장년 근로자 고용을 좀 더 안정시키려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기존의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받는 기준도 완화해 임금피크제를 하는 근로자가 그전에 최고로 많이 받던 임금 대비 '10% 이상' 깎이면 10%를 넘는 삭감 차액분에 대해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300인 이상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의 경우, '임금피크제 1년차는 자신이 받던 최고 임금의 10%, 2년차는 15%, 3년차는 20%' 이상 깎일 때만, 각각 그 차액을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예컨대 대기업에 다녔고, 57세에 연봉이 5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A씨가 58세부터 임금피크제를 한다고 하면, 58세엔 4500만원 이하, 59세엔 4250만원 이하, 60세엔 4000만원 이하로 연봉을 받아야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현행 제도에선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A씨가 59세에 연봉 4000만원을 받는다면, 정부로부터 25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A씨가 59세에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500만원이 돼, 지금보다 250만원 더 받게 된다는 말이다.

현재 임금피크제 지원금은 연간 임금이 6870만원 미만인 근로자만 받을 수 있지만, 고용부는 이 임금 상한 기준을 더 올려 지금보다 더 많은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지원금 한도가 연간 1080만원인 것은 기존 제도와 동일하다. 고용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에 임금피크제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의지"라며 "임금피크제에 대한 장년 근로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