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저금리 시대 은퇴… 이자소득 걱정되면 '묻어둔 보험' 다시보자

지난 3월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석 달 만인 6월 11일 금리를 한 번 더 내리면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5%까지 내려갔다. 중앙은행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기준금리를 내리는 통화정책을 시행한다. 금리를 낮추면 이자 부담이 적어지는 만큼 투자와 소비가 확대되고 경기가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가 지속적으로 계속 낮아지다 보면 마땅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 입장에서는 줄어든 이자 소득 때문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은 초(超)저금리 시대'에는 누구나 조금이라도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보통 보험은 일단 가입하고 나면 보험료를 계속 내거나 돈을 그냥 묻어둘 뿐 상품 내용에 대해 신경을 못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계약할 당시에는 상품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장기계약이다 보니, 곧 잊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현재 보유 중인 보험 계약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제대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변액보험 '펀드 변경 제도' 활용하기

시장 수익률에 따라 투자 수익이 변하는 변액보험 가입자라면 우선 지금 유지하고 있는 상품의 수익률부터 점검해볼 것을 권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그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보험이다. 그런데 가입자 중 상당수가 계약 당시의 상품 포트폴리오로 그대로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변액보험은 보통 10년 이상 가입하는 장기 계약이기 때문에 초기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했는지에 따라 만기 수익률에 적지 않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렇다면 변액보험 수익률 관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변액보험은 보통 1년에 12번까지 펀드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갈아탈 수 있다. 펀드 변경은 해당 보험사의 전화상담실이나 인터넷 사이버 창구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증시가 활황일 때는 주식의 비중을 높이고 채권 비중을 낮추고, 증시가 침체되면 그 반대의 전략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가입한 보험사에 속한 전문가에게 자문을 해보는 것도 좋다.

변액보험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한다면 10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매년 배당과 시세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일반 해외펀드와 달리 보험 형태로 펀드를 담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로 실제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변액연금 형태로 가입하고 연금 개시 시점까지 유지하면 투자 실적과 상관없이 기존 납입 보험료의 100%를 최저 보증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고금리 저축성보험 '추가납' 활용하기

과거 판매됐던 '고금리 저축성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유지하고 있는 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을 한번 확인해 보자. '최저보증이율'은 시중 금리가 아무리 내려가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를 보험사가 보장해 주는 것으로 기존 상품 중엔 최저보증이율이 제법 높은 경우가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금리는 계속 하락했기 때문에 몇 년 전 가입한 상품이라면 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저금리 시대인 만큼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런 상품들은 더는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라면 굳이 새로 투자할 상품을 다른 곳에서 찾기보다 '추가 납입'을 활용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저축성 보험은 가입자가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돈을 추가로 넣을 수 있는 추가 납입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연금저축 '계약이전제도' 활용하기

근로소득자들이 연말 세액공제 목적으로 가입해 왔던 연금저축 또한 유지 기간 동안 수익률 관리가 필요한 상품이다. 연금저축은 수익률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에서 다른 금융기관으로 상호 계좌 이전이 가능하다. 지난 4월 이후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계좌 이전 여부를 판단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새로 갈아타는 상품이 '연금저축펀드'인 경우 고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 보호 대상도 아니다. '연금저축보험' 가입자라면 적용받는 금리나 최저보증이율이 얼마나 되는지 갈아타기 전에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수수료 체계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연금저축보험은 초기에 수수료 비율이 정해져 있는 대신 초기에 비교적 많이 받고 시간이 지날수록 수수료가 줄어드는 구조다.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펀드는 적립액 기준인 만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누적액이 커지면 수수료도 증가한다. 따라서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해 장기간 유지해 온 가입자가 계좌를 다른 곳으로 바꾼다면 수수료 측면에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