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소득 직장인,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나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국민연금 소득 상한선을 현재 421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여당 측 일부 전문가도 550만원 정도로 올리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16일 출범한 국회의 '공적 연금 강화와 노후 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에서 앞으로 이 방안을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 국회의원과 민간 연금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 기구에서는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40%에서 50%로 올리는 논의와 함께 '소득 상한선 조정'도 논의하기로 했다.

소득 상한선은 연금보험료를 내는 기준인 소득(월급)의 상한선을 말하는 것으로, 현재 421만원(6월까지는 408만원)이다. 월 소득 421만원 이상을 버는 직장인은 226만여 명이다. 이처럼 상한선이 너무 낮게 책정돼 국민연금 최고액이 월 140만원대에 그치고 있다. 공무원은 연금 소득 상한선이 840만원으로, 연금액이 평균 235만원에 이르고 있다.

◇야당 "상한선 대폭 올리자"

소득 상한선은 현재 법대로 하면 전체 가입자의 3년치 평균 소득에 따라 올리게 된다. 매년 2~3% 수준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소득 상한선은 앞으로 7년 뒤인 2022년에 가야 500만원을 넘고, 2028년에 600만원을 넘게 될 전망이다.

그런데 상한선을 더 올리면 전체 가입자의 평균 소득이 올라 직장인뿐만 아니라 지역 가입자들도 연금액을 더 받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가입자는 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가령 소득 상한선을 600만원으로 올릴 경우, 현재 소득이 600만원을 넘는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월 18만9450원(본인부담금)에서 27만원으로 최대 8만55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대신 현재 50대는 은퇴 후 10만원가량을 더 받게 된다. 이처럼 보험료 추가 부담이 생기는 것은 직장인 226만여 명과 자영업자 등 지역 가입자 6만2000명 정도다. 하지만 421만원 이하 소득자는 보험료에 변화가 없다.

◇정부·여당은 보험료 인상에 부담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소득 상한선을 올리자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부담스럽게 여긴다. 그동안 정부가 소득 상한선을 제때 올리지 않아 임금 상승에 비해 너무 낮은 액수로 유지돼 왔다. 연봉 5000만원(월 421만원)이 최고 소득으로 잡혀 직장인 5명 중 1명이 소득 상한선에 묶여 있다. 소득 상한선을 올리면 보험료 인상으로 여겨 가입자는 물론 회사 측도 보험료 부담이 커져 반발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경총 등 사용자 단체에서도 소득 상한선을 올리는 데 반대하지 않는 쪽으로 돌아서 소득 상한선을 올릴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기초 연금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 소득의 10%에 맞춰 액수가 정해진다"며 "소득 상한선을 올리면 전체 가입자의 평균 소득이 높아져 기초 연금 재정 부담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득 상한선을 올리면 보험료 인상 효과가 생기는데 여기에 보험료율까지 인상하면 일시에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