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는 홋카이도 개척의 거점으로 발달해 1854년 개항한 일본 최초의 무역 항구도시다. 북양 어업의 기지로 많은 어류가 어획되고, 석유 화학 공업으로 큰 발전을 이루었으며,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코다테는 세계 3대 야경 명소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자연의 축복과 역사를 품은 도시, 하코다테로 떠나보자.
역사가 숨 쉬는 고료가쿠 공원
하코다테시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고료가쿠는 에도시대 말기 일본에 처음 세운 서양식 성곽이다. 5개의 뿔이라는 공원의 이름처럼 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 인상적인 곳이다. 메이지 유신의 마지막 내전 ‘하코다테 전쟁’의 무대가 된 곳으로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2010년에는 1871년에 해체된 에도 막부의 관청기관인 하코다테 부교쇼 건물이 복원되었다. 고증을 거쳐 복원한 내부 시설에서는 전쟁 시 사용했던 각종 유품과 사료를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자료와 영상으로 에도 말기 당시 부교쇼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만날 수 있다. 고료가쿠 공원은 1914년 이후 주변 지역을 포함해 공원으로 개방하고 있으며, 봄에는 공원을 뒤덮는 벚꽃이 장관을 이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입구에서 볼 수 있는 고료카쿠 타워는 고료가쿠 축성 100주년을 기념해 1964년에 세웠지만, 2006년에 더 큰 규모의 신타워를 재설립했다. 타워의 모양도 고료가쿠의 별 모양을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타워의 전망대에서 성의 전경과 하코다테 시내, 하코다테 산과 쓰가루 해협 등을 바라볼 수 있다.
잊지 못할 풍경을 선사하는 하코다테 산
하코다테 시가지 서쪽에 위치한 하코다테 산은 육지와 연결된 섬인 육계도이기도 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소가 드러누워 있는 듯한 모양이라는 의미의 가규잔으로도 불린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하코다테의 시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맑은 날 낮에는 시내뿐만 아니라 쓰가루 해협을 끼고 멀리 시모키타 반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야간에는 시가지의 불빛과 칠흑 같은 바다의 풍경이 조화를 이루고 오징어 배의 불빛이 더해지면서 잊지 못할 야경을 선사한다. 마치 보석함을 엎어놓은 듯한 절경으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야경의 풍경 속에서 좋아한다는 뜻의 일본어 ‘スキ(스키)’와 ‘ハ-ト(하트)’라는 글자를 발견하게 되면 행복해지거나 사랑을 이룬다고 하는 재미있는 속설도 있다. 홍콩, 나폴리와 더불어 ‘세계 3대 야경’으로 꼽히는 하코다테의 야경을 보기 위해 일본 국내외에서 연간 50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봄에서 여름까지는 안개 끼는 날이 많아 야경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산 정상에는 야경을 좀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4층 구조의 전망대가 있다. 정상까지 하코다테 로프웨이를 이용해 쉽고 빠르게 오를 수 있다.
하코다테의 음식 문화를 이끄는 아사이치
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하코다테에서도 풍부한 지역 특산물을 취급하는 아사이치가 있다. 아침 시장을 뜻하는 이곳은 1만여 평의 면적에 약 280점포로 대규모를 자랑한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신선한 해산물을 포함해 각종 야채, 과일, 진미 가공품 등 이 지역의 먹거리를 총망라한 종합 시장이다. 하코다테 역에서부터 도보 1분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큰 장점이다. 아사이치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인근 지역의 농가들이 역 앞에서 야채와 과일을 내다 팔던 것이 그 시초다. 그 후 1945년에는 현 시청 부근으로 이전하고 규모를 확대하며 1956년에 현재 위치로 옮겼다. 하코다테의 식문화를 이끄는 최대의 유통 거점으로 번영한 이곳을 놓치지 말자.
동서양 조화의 중심, 모토마치
하코다테가 에도시대 때부터 행정관청 하코다테 부교쇼의 소재지로 정해진 뒤 모토마치 지구에도 변화가 생겼다. 각국의 영사관과 근대적 서양관, 서양문화의 상징인 교회 등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풍 건물과 서양식 건축 구조물이 조화를 이루면서 이국적인 분위기의 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하코다테 사진 역사관과 오래된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하코다테지청 서적고가 나란히 서 있는 모토마치 공원을 중심으로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언덕길인 하치만자카를 거닐 수 있다.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공회당 건물도 놓치기엔 아쉽다. 이외에도 일본의 옛 역사가 깃든 페리 제독내항기념비, 옛 러시아 영사관, 옛 영국 영사관, 가톨릭 모토마치 교회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특히 초여름에는 영국 영사관과 모토마치 공원의 장미가 아름답게 피어난다. 모토마치 공원 광장에서는 자선 공연과 프리마켓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고 8월에는 하코다테 국제민족예술제를 개최하니 참고하자.
*자료협조 및 문의 : 뷰티블 재팬(www.beautifuljapa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