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中관광객… 화장품·밥솥株 활짝

악재도 호재도 중국에서 날아왔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와중에 국내 증시의 중국 소비주는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10월 1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지는 중국 연휴를 맞아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아 많이 사들일 것으로 전망되는 화장품주와 밥솥주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中관광객… 화장품·밥솥주 들썩

대표적인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은 30일 전날보다 5.1%(1만8500원) 오른 3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아모레G는 6000원(3.8%) 오른 16만3000원에, LG생활건강은 3.5%(2만9000원) 오른 85만4000원에 거래됐다. 저가화장품 업체인 에이블씨엔씨도 1.6%(450원) 오른 2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소폭 떨어졌지만 토니모리도 최근 보름 새 주가가 33%가량 올랐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한다고 알려진 밥솥주의 주가도 좋았다. 쿠쿠전자는 보름 동안 주가가 8.8%가량 올랐고, PN풍년 쿠첸도 4~8%가량 주가가 올랐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취향 변화가 없다면, 화장품이나 향수·의류 등을 많이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은 여행비용 중 70%를 쇼핑에 사용했다. 가장 많이 산 물품은 화장품과 향수였다. 먹거리와 옷·신발 등도 좋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시 돌아온 중국 관광객에 할인 큰 잔치까지

최근 중국 관광객들의 씀씀이에 거는 기대감이 높아진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잠잠해지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작년보다 45%, 63% 줄었다. 2003년 사스(SARS)를 경험했던 중국인으로서는 메르스가 유행하는 한국으로 여행을 올 엄두가 안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둘째 주부터는 입국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의 김혜용 애널리스트는 "9월부터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인 입국자 수와 면세점 매출액이 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것을 감안하면 10월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침체된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 할인 행사도 열린다. 10월 1일부터 2주간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전통시장 등 전국 2만7000여곳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할인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물론 일부에서는 기존 가을 정기세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보지만, 악재가 산적해있는 상황에서 이만큼 확실한 호재거리도 찾기 어렵다"며 "중국인들의 소비가 폭증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국내 중국 소비주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고 말했다.

◇"中소비주, 투자 대안 접근하길"

다만 증시 관계자들은 최근 증시 분위기가 불안정한 만큼 중국 소비주를 대안 성격의 투자처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가 위험하다는 징후가 나올 때마다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약세장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 떨어질 수 있는 종목 정도로 생각하고 투자하는 편이 낫다"며 "올 상반기처럼 화장품주 등이 꾸준히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주 중에서도 대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는 수익에 비해 주가가 비싼 종목들이 아직 많은 데다 급등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중국 소비주 중에서도 대형주 위주로 투자에 나서는 편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