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판으로도 쓰이던 '유교 책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하기 위해 판각한 목판인 '한국의 유교책판'과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이 10일(한국 시각)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4~6일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에서 한국이 신청한 2건을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이를 추인해 등재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모두 13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의 유교책판은 305개 문중·서원에서 기탁한 718종 6만4222장이 대상이다. 대부분 경상도 지방 문중이나 서원 등에서 보관해오던 이 책판들은 한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선 땔감으로 사용하거나 빨래판으로 쓰이기도 했다.

책판의 운명은 2002년 한국국학진흥원이 '목판 10만장 수집운동'을 펼치면서 달라졌다. 국학진흥원은 지방 문중에 흩어진 책판을 조사·수집하기 시작했고 2005년 기탁된 목판을 보존·관리하기 위해 장판각을 지었다. 책판의 내용은 유학자의 문집이 가장 많고, 성리학 서적, 역사서, 지리지, 족보·연보 등이 망라돼 있다. 공론(公論)에 의해 '공동체 출판' 형태로 출간됐으며 500여 년간 지속된 '집단 지성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KBS가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138일 동안 생방송한 비디오 녹화 원본 테이프 463개, 이산가족이 직접 작성한 신청서 등 2만522건의 자료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