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주식보다는 年5~8% 수익 올리는 중위험 펀드 투자를"
입력 : 2015.10.16 03:09
[M+가 만난 고수] 이영철 현대해상 자산운용부문장
현대해상은 안정적으로 자산을 굴리는 보험 회사로 정평이 나있다. 현대해상의 자산리스크 대비 투자수익 비율은 지난해 기준 136%다. 삼성·동부·KB 3개사 평균(122%)보다 14%포인트 높다. 2008년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2014년 1월부터 이 회사 자산운용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영철(58) 상무에게 머니섹션 M플러스가 개인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팁(tip)을 물었다.
◇개인은 주식 종목보다는 중위험 펀드에 주목을
은행의 예·적금 이자가 연 1%대까지 떨어지면서 올해 가계 여윳돈은 주식시장으로 대거 몰렸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의 개인투자자 대량주문 건수 및 비중 등을 조사한 결과,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하루 평균 284만6753건의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인 180만3778건과 비교해 57.82%나 늘어난 수치다.
이영철 부문장은 개인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비추(비추천)'했다. "주식 투자에서는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전문적인 분석 능력이 필요한데 개인 투자자는 결국 '귀동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필패(必敗)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 부문장은 "종목에 투자하려면 5년, 10년 이상을 길게 보면서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는데, 개인이 그렇게 하는 게 어디 쉽겠느냐"며 "그래도 개별 종목에 투자하려거든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지인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주식스터디를 하는 식으로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부문장이 개인 투자가들에게 '강추'(강하게 추천)하는 분야는 무엇일까. 답은 '펀드'였다. 펀드 중에서도 하이일드펀드(BBB등급 이하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 멀티에셋펀드(채권뿐 아니라 주식·통화·원자재·리츠·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한 펀드) 등 연 5~8%대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상품을 꼽았다. 물류창고나 오피스 빌딩, 상가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 관련 펀드도 개인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재미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평가했다. 이 부문장은 "투자에서 개인과 기관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원금 보존"이라며 "내 본전을 잘 지키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금리 인상 기조… 채권 투자 再考를
미국 금리 인상 여부와 중국 경기 둔화 등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최근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채권에 대한 이 부문장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채권은 보통 투자 금액이 크다 보니 개인이 하기 쉽지 않다"며 "개인이 한다면 채권형펀드나 주식채권혼합형펀드 정도를 생각하면 될 텐데 전망이 밝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 가격은 시장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지난 수년간은 채권이 유망한 투자처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만큼 지금 주목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부문장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금리는 현재가 바닥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며 "미국이 늦어도 내년 봄에는 금리를 올릴 텐데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들도 덩달아 올릴 것이고, 상승 폭이 작다고 하더라도 채권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률과 연관되는 장기채(長期債)도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이 부문장의 생각이다. 그는 "IMF(국제통화기금) 등이 발표하는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하나같이 암울한 상황"이라며 "단기채보다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 장기채이지만,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에서 저금리 시대의 대안 투자처로 밀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부문장은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올해 최고로 가도 2050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50을 넘어서기에는 중국 성장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력이 역부족이기 때문에 지수에 연동되는 ETF도 유망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원자재, 폭락 후 반등 노리기에는 위험
폭락한 투자 상품들을 싼값에 바구니에 담는 전략은 어떨까. 일부 투자자들이 브라질 국채, 원자재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이런 이유다. 브라질 국채는 지난 4~5년간 국내에서 10조원 넘게 팔렸지만, 최근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원유, 곡물 등의 원자재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공급 과잉이 문제가 됐다.
이 부분장은 "브라질은 목재, 원유 등 천연자원 개발로 지탱되는 나라인데, 고유가 시대가 쉽게 오겠느냐"며 "자원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환위험에까지 노출돼 있는데 브라질에 투자하라고 추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브라질보다는 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와 같이 생산 가능 인구가 풍부하면서 인건비가 저렴하고,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국가를 주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원자재에 대해선 정치·경제 이슈가 다 얽혀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워낙 커서 투자자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고, 세계 경기가 새 상승 국면을 맞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투자 안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유일한 예외는 중국이다. "기대를 버리지는 말자"는 게 이 부문장의 생각이다. 중국 증시는 올해 최고점(상하이 지수 5162) 대비 40%가량 급락해 약 31조7187억위안(5730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그는 "중국의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시절과 달리 내년에는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며 "과거에는 중국이 돈 많은 사람 위주로 소비를 했다면 요즘에는 부패 척결이 이뤄지고, 근로자 임금이 상승하면서 중산층과 중하위층의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도 '중국 기대론'을 일으키는 주요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예·적금 이자가 연 1%대까지 떨어지면서 올해 가계 여윳돈은 주식시장으로 대거 몰렸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의 개인투자자 대량주문 건수 및 비중 등을 조사한 결과,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하루 평균 284만6753건의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인 180만3778건과 비교해 57.82%나 늘어난 수치다.
이영철 부문장은 개인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비추(비추천)'했다. "주식 투자에서는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전문적인 분석 능력이 필요한데 개인 투자자는 결국 '귀동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필패(必敗)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 부문장은 "종목에 투자하려면 5년, 10년 이상을 길게 보면서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는데, 개인이 그렇게 하는 게 어디 쉽겠느냐"며 "그래도 개별 종목에 투자하려거든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지인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주식스터디를 하는 식으로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부문장이 개인 투자가들에게 '강추'(강하게 추천)하는 분야는 무엇일까. 답은 '펀드'였다. 펀드 중에서도 하이일드펀드(BBB등급 이하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 멀티에셋펀드(채권뿐 아니라 주식·통화·원자재·리츠·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한 펀드) 등 연 5~8%대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상품을 꼽았다. 물류창고나 오피스 빌딩, 상가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 관련 펀드도 개인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재미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평가했다. 이 부문장은 "투자에서 개인과 기관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원금 보존"이라며 "내 본전을 잘 지키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금리 인상 기조… 채권 투자 再考를
미국 금리 인상 여부와 중국 경기 둔화 등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최근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채권에 대한 이 부문장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채권은 보통 투자 금액이 크다 보니 개인이 하기 쉽지 않다"며 "개인이 한다면 채권형펀드나 주식채권혼합형펀드 정도를 생각하면 될 텐데 전망이 밝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 가격은 시장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지난 수년간은 채권이 유망한 투자처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만큼 지금 주목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부문장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금리는 현재가 바닥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며 "미국이 늦어도 내년 봄에는 금리를 올릴 텐데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들도 덩달아 올릴 것이고, 상승 폭이 작다고 하더라도 채권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률과 연관되는 장기채(長期債)도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이 부문장의 생각이다. 그는 "IMF(국제통화기금) 등이 발표하는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하나같이 암울한 상황"이라며 "단기채보다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 장기채이지만,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에서 저금리 시대의 대안 투자처로 밀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부문장은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올해 최고로 가도 2050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50을 넘어서기에는 중국 성장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력이 역부족이기 때문에 지수에 연동되는 ETF도 유망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원자재, 폭락 후 반등 노리기에는 위험
폭락한 투자 상품들을 싼값에 바구니에 담는 전략은 어떨까. 일부 투자자들이 브라질 국채, 원자재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이런 이유다. 브라질 국채는 지난 4~5년간 국내에서 10조원 넘게 팔렸지만, 최근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원유, 곡물 등의 원자재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공급 과잉이 문제가 됐다.
이 부분장은 "브라질은 목재, 원유 등 천연자원 개발로 지탱되는 나라인데, 고유가 시대가 쉽게 오겠느냐"며 "자원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환위험에까지 노출돼 있는데 브라질에 투자하라고 추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브라질보다는 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와 같이 생산 가능 인구가 풍부하면서 인건비가 저렴하고,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국가를 주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원자재에 대해선 정치·경제 이슈가 다 얽혀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워낙 커서 투자자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고, 세계 경기가 새 상승 국면을 맞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투자 안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유일한 예외는 중국이다. "기대를 버리지는 말자"는 게 이 부문장의 생각이다. 중국 증시는 올해 최고점(상하이 지수 5162) 대비 40%가량 급락해 약 31조7187억위안(5730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그는 "중국의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시절과 달리 내년에는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며 "과거에는 중국이 돈 많은 사람 위주로 소비를 했다면 요즘에는 부패 척결이 이뤄지고, 근로자 임금이 상승하면서 중산층과 중하위층의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도 '중국 기대론'을 일으키는 주요 포인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