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폰 풀리니… 알뜰폰 가입자 500만명 돌파

알뜰폰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10명 중 1명꼴로 알뜰폰을 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알뜰폰은 대형 통신사보다 평균 30~40% 저렴하게 제공하는 휴대전화 서비스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구축해놓은 망(網)을 도매가에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최신 휴대전화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어 실속파 사용자들이 매달 10만~2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최신 폰도 알뜰폰이 저렴

미래창조과학부는 올 4월 알뜰폰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으나 이 수치에는 차량 관제·원격 관제·무선 결제 등 각종 기기 간 통신 회선까지 포함돼 있었다. 순수하게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는 당시 452만명이었다. 이 수치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500만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510만명 선으로 추산된다.

알뜰폰이 첫선을 보인 것은 2011년. 당시만 해도 알뜰폰의 이미지는 '저가(低價), 구형 폰, 불편함'이었다. 주 고객층은 통화량이 많지 않고 중고폰을 쓰는 중노년층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졌다. 주요 업체들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 'S6엣지플러스', LG전자 G4 등 최신 폰을 구비해놓고 있다. 그동안 기업 이미지 관리와 대형 통신사 눈치를 보느라 최신 폰 공급을 꺼리던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요즘은 알뜰폰 업체를 판매 증대의 돌파구로 삼고 있다.

알뜰폰은 파격적인 지원금(구매보조금)으로 대형 통신사를 위협하고 있다. 최신 제품인 '갤럭시노트5'는 기존 통신사보다 2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다. 인기 중저가폰 '루나'도 10만원 이상 싸다. 알뜰폰 업체들이 구매보조금을 더 많이 주기 때문이다.

현재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는 '법적 최저가'라는 붉은색 광고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다.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최대치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뜻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별도의 대리점을 두지 않고 온라인 위주로 판매해 마케팅 비용을 줄인 만큼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요금에 데이터 30% 더 줘

알뜰폰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요금제에서 나온다. KT엠모바일은 월 1만8000원에 무제한 음성통화를, 월 1만7000원에 LTE 데이터 1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대형 통신사보다 1만원가량 저렴한 요금이다.

세종텔레콤은 월 5만원 요금제에 데이터 9GB를, 월 6만3000원 요금제엔 17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게다가 음성통화 및 문자메시지도 무제한이다. 세종텔레콤 측은 "데이터 이용이 많은 이용자도 알뜰폰으로 바꾸면 같은 요금으로 데이터를 30% 이상 더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통신 서비스 매출은 2013년 2394억원에서 작년 4555억원으로 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1년 46억원이었던 손실 규모는 이듬해 562억원, 2013년 908억원, 작년 965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유통망 확보, 영업 전산망 구축 등에 초기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알뜰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 9월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감면해줬던 알뜰폰 업체의 전파사용료는 내년까지 1년간 추가 감면해주기로 했다. 연 3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또 여러 업체의 요금제를 한눈에 비교하고 구매 신청까지 할 수 있는 통합 사이트(www.알뜰폰.kr)도 구축했다. 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알뜰폰이 통신 시장에 안착하면 경쟁이 촉진되고 통신요금도 지속적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