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證市… 저평가株 찾아라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상반기 2200선에 근접했던 코스피지수는 요즘 2000선을 놓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코스닥지수도 좀처럼 70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감 등 대외 변수가 많아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현재 주가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 주가의 차이인 '목표 주가 괴리율'〈키워드〉을 활용해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목표 주가 괴리율 60% 이상 상장사 19곳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 주가를 제시한 280개 상장사 중 목표 주가 괴리율이 60%를 넘는 상장사는 19곳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8곳,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11곳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나 소비 관련 상장사 중에 목표 주가 괴리율이 높은 곳이 많았다. 재생의약품 개발 전문 기업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목표 주가 괴리율이 101.9%나 됐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 주가가 13만9933원인데 20일 주가는 6만9300원이었다.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의 두 배 이상이었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지난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 이후 바이오주들이 급락하면서 함께 주가가 하락했다. 공모주 청약 당시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의 보호 예수 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는 것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파마리서치프로덕트에 대한 주가 전망은 밝다. 정규봉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45%,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내년 출시 예정인 관절강 주사제 등을 감안하면 수익도 꾸준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제약주인 씨젠과 삼진제약도 목표 주가 괴리율이 각각 65.9%, 56.3%에 이른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로 주가가 하락한 내수 소비주들도 목표 주가 괴리율이 높은 편이었다. 캐주얼 의류업체인 엠케이트렌드는 목표 주가 괴리율이 77.1%에 달했다. 호텔신라·제이콘텐트리·삼광글라스의 목표 주가 괴리율은 65~71%를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한때 붐을 일으켰던 선데이토즈도 목표 주가 괴리율이 59.5%였다.

◇조선업종 목표 주가 괴리율 낮아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 주가는 보통 6개월이나 1년 안에 달성 가능한 수준의 주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목표 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낮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사 대상인 280개 상장사 중에서 삼성중공업은 목표 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낮았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중공업의 평균 목표 주가는 1만3906원이다. 20일 종가 기준 삼성중공업 주가는 1만4250원으로 목표 주가보다 높았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1.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도 저조한 상태다. 다른 조선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미포조선(5.6%), 대우조선해양(5.9%), 한진중공업(15.7%) 등은 현재 주가와 목표 주가의 차이가 크지 않아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 이 밖에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주(기아차·한국타이어·만도·한온시스템·현대로템)와 보험주(메리츠화재·동부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도 목표 주가 괴리율이 낮았다.

목표주가 괴리율이 높다고 주가가 항상 오르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화장품 제조업체인 산성앨엔에스는 목표 주가 괴리율이 103.3%로 280개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여서 저평가주로 보기 어렵다. 산성앨엔에스는 중국 정부의 보따리상 규제 강화로 실적이 나빠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목표 주가 괴리율을 과신하기보다는 해당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목표주가 괴리율

증권사들은 상장회사의 실적 등을 분석해 주가가 얼마나 오를 수 있는지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목표주가는 상장사의 현재 주가와 차이가 나는데 이를 목표주가 괴리율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목표주가 괴리율이 높을수록 상장사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