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산동네 골목길에 예술 입혔죠"

목포 앞 다도해가 내려다보이고,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다순구미'. 산비탈에 고만고만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서산동과 온금동이다. 목포 사람들의 시간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목포의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는 동네다. 이곳 구불구불한 서산동 비탈길에 시에 그림을 넣은 시화(詩畵) 작품들이 걸렸다.

"여기서 예술 잔치가 벌어질 줄은 저도 상상 못했어요." 다순구미에서 나고 자란 원로시인 최재환씨가 감격한 표정이다. 역시 이곳 태생 문학평론가인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도 골목길을 돌며 감회에 젖었다.

골목길 시화전을 주도한 사람은 한국화가 정태관과 목포대 국문과 교수인 시인 김선태, 그리고 강봉룡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장이다. 술친구이자 목포 시민문화운동의 동료인 셋이 '골목에 예술이 흐르게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러자 목포의 화가와 시인이 뭉치고 주민들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김경애·김영천·김혜경·박성민·박승자·손수진·용창선·유현·이종숙·조기호씨 등 시인 15명, 김혜수·김충호·박수경·윤선미·윤하람·정영선씨 등 화가 8명이 시화전에 참여했다. 그렇게 작품 서른 개를 걸었다.

이들은 앞으로 다른 골목에도 도전해 다순구미를 '목포의 몽마르트르'로 만들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