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명동 로망스, 생명수 마시던 박인환을 만나러 간다!

"내게 생명수를 줘~ 이 잔 가득 따라줘~ 이 한잔이면 난 살 수 있어"

흥겨운 넘버 생명수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 울려 퍼졌다. 배우들의 흥겨운 노래와 율동이 관객을 들썩이게 했다. 술을 좋아했던 박인환 시인의 이야기를 그대로 살린 넘버 생명수였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뮤지컬 명동 로망스의 한 장면이다. 명동 로망스는 2015년의 주인공 장선호가 1956년의 명동으로 넘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실존했던 예술가 박인화, 전혜린, 이중섭을 등장시켜 흥미를 이끌어 냈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와 극이 던져주는 메세지는 이제 더 신선할 것이 없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마음속에 강한 울림을 준다. 주인공 장선호는 9급 공무원으로 꿈이 없이 각박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는 시키는 일에 익숙하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하고 싶은 걸 참아가며 공부하고 취직을 한 후에도 하고 싶은 걸 참아가며 돈을 모으는 장선호의 모습이 애처롭다. 반면 1956년을 살아가는 극속의 이중섭, 박인환, 전혜린 그들의 삶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장선호는 이들에게서 꿈과 열정을 되찾게 된다.

던져주는 메세지가 무겁게 느껴지지만, 극은 전혀 무겁지 않다. 전체적으로 유머러스하고 재치 넘치는 장면이 넘쳐난다. 국내 최초 자동차인 '시발(始發)'이 등장하며 넘버 시발(始發)송은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인다역을 소화하면서 나오는 애드립 또한 소소한 웃음을 준다.

커피처럼 뜨겁고 진한 향이 묻어나는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2016년 1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