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처럼 깊은 맛과 겉절이의 신선함이 있는 공연

국악하면 판소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대중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서편제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적어서이기도 하다.

그나마 최근엔 국악과 대중음악이 결합한 형태의 음악이 생겨나면서 세련되지 못하고 올드하다는 선입견을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뮤지컬 아리랑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주에 해금, 북소리를 더해 특유의 한이 서린 우리네 정서를 음악적으로 잘 표현하기도 했으며 2009년 모두를 울린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의 OST 또한 국악과 대중음악이 잘 버무려진 음악이었다.

영화 워낭소리의 OST의 주인공 창작국악그룹 아나야가 다가오는 11월 21일 오후 5시 CY씨어터에서 콘서트를 가진다. 민요, 가요, 랩의 세 명의 보컬과 전통악기인 대금,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기타, 퍼커션 등 7명이 만들어내는 합(合)이 기대되는 콘서트이다.

창작국악그룹 아나야는 2008년 그룹을 결성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좋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정지상의 옛시를 인용해 대중적인 요소를 갖추어 만든 서정적인 느낌의 곡 '송인'으로 데뷔를 했고 이후 2009년에는 워낭소리의 OST의 '따북네'라는 곡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2015년에는 놓지마 정신줄이라는 애니매니션의 엔딩곡인 '큰 애기 놀아난다'를 불러 여러 분야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음악의 풍미 '아나야의 묵은지 겉절이 콘서트'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아나야의 음악적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국악과 현대적 감각의 균형이 잘 잡혀 묵은지의 깊은 맛과 갓 담근 겉절이의 신선한 맛을 모두 살리는 공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