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잇따르며 헬스케어 펀드 '우뚝'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헬스케어 펀드였다. 헬스케어 펀드는 국내외 제약사와 의료기기업체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헬스케어 펀드는 지난 7월과 8월 바이오주 거품 논란이 일면서 수익률이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국내 제약사들이 대규모 기술수출 소식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헬스케어펀드 올해 수익률 높아

1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헬스케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5%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7%)이나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9%)보다 월등히 높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일본 펀드(12.6%)와 비교해도 성적이 좋다.

헬스케어 펀드 중에서도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와 ETF(상장지수 펀드)의 수익률이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보다 대체로 우수했다. 미래에셋타이거헬스케어증권ETF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한국거래소 헬스케어지수를 따라 수익을 내는데, 올해 99.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팀장은 "펀드가 한국거래소 헬스케어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구조여서 셀트리온의 비중이 20% 정도로 높게 반영됐는데, 올해 셀트리온의 주가가 2배 이상 뛰면서 수익률이 좋았다"고 말했다. 인덱스 펀드인 동부바이오헬스케어증권펀드의 수익률도 44.6%를 기록했다. 액티브 펀드 중에선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펀드가 연초 이후 42.3% 수익률을 기록해 성적이 좋았다.

한편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주에 투자하는 삼성코덱스합성미국바이오테크ETF와 국내 헬스케어주·채권에 동시 투자하는 동부바이오헬스케어30펀드는 각각 17%, 13%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높아지자 투자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최근 석 달간 880억원, 한 달간 540억원이 헬스케어 펀드로 유입됐다.

◇펀드매니저가 선택한 종목은

수익률이 높은 헬스케어 펀드들은 주로 한미약품과 에이치엘비, 셀트리온·메디톡스·종근당 등 국내 제약주를 편입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주 거품 논란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헬스케어 펀드 수익률을 단번에 끌어올린 종목이다. 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던 한미약품은 네 차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나서 주가가 7배 넘게 뛰었다. 한미약품 주가는 현재 72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미약품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도 주가가 9배 넘게 올랐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올해 3월 면역질환 치료제 기술을 수출한 후, 폐암·당뇨병·비만당뇨 치료제를 연달아 수출하면서 기업 가치가 크게 뛰었다"며 "최근 수출 계약한 비만당뇨 치료제의 가치는 5878억원으로 평가받고 있어, 한미약품을 올 초부터 보유했던 펀드라면 수익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 메디톡스는 피부 주름 개선제인 메디톡신과 필러제 뉴라미스의 판매가 늘면서 올 들어 주가가 약 44% 상승했다.

◇헬스케어 펀드 앞으로도 좋을까

헬스케어 펀드에 계속 투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최근 2년간 헬스케어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증시 투자 분위기가 경색될 경우 가장 먼저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5월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태와 7~8월 바이오주 거품 논란 때도 헬스케어 펀드의 수익률은 단기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펀드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시장은 꾸준히 클 수밖에 없는 시장이므로, 오히려 헬스케어 기업들의 주가 하락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용남 동부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헬스케어 분야도 실적이 받쳐주는 기업에 투자해야 할 때"라며 "기대감에만 투자하기보다는 실적이 나올지 꼭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