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성운동 中心도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제 여성운동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스스로의 권익 신장을 위해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14~16대 국회의원으로 여성 운동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김정숙(69·사진) 세계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최근 삼성행복대상 '여성선도상'을 받았다. 지난 5월말 터키에서 열린 세계여성대회에서 회장에 당선된 그는 2012년부터 수석부회장으로 일해왔다. 한국인 회장은 1986년 홍숙자씨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여협은 올해로 127년 역사를 갖고 있다.

김 회장은 "3년 전 서울대회가 아주 성공적이었고 저의 이번 회장 당선도 만장일치였다"며 "여성운동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아 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여성운동에 발을 들인 건 남편 권유로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였다. "유세하다 보니 '여자가 무슨 국회냐' '재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선거에서 떨어지고 여론조사를 해보니 여성 정치인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됐다고 한다. 당시 남성은 90%, 여성도 60%가 '남자를 뽑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곳곳에 유리천장이 있지만, 선배 여성들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지금 수준의 평등을 이뤄냈다고 본다"며 "여성이 결혼하면 은행을 그만두게 한 '여행원 제도'나 '호주제'가 폐지된 것 등이 그런 예"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제 여성 권익 운동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여권이 낮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젊은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활동을 확대하고, 어느 정도 평등해진 나라에서는 여성들의 정치·경제적 참여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