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27 01:28

첫눈이 내린 요즘은 자연스럽게 따뜻한 온기를 찾게 되는 계절이다. 설악산 밑자락에 자리 잡은 속초시 노학동은 강원도 지역의 유명 온천인 척산온천과 건강식의 대명사인 순두부 촌이 형성되어 있어 스산해지는 날씨에 몸의 안팎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초겨울 여행지로 적격이다.

1965년에 속초시 노학동 학사평에 개업한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는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하는 순두부 전문점으로 올해로 50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속초 지역의 노포다. 50여 년 동안 이어진 이 식당의 비법은 국산 콩과 간수로 바닷물만을 사용해 순두부를 만든다는 점인데 그 때문인지 이곳의 순두부는 다른 양념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슴슴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김영애할머니 순부두식당 전경.
▲김영애할머니 순부두식당 전경.

학사평에는 김영애할머니 순두부 이외에도 유명세를 타는 다른 몇몇 식당을 포함해 수십 곳의 순두부 식당이 있지만, 이 식당에 유별나게 손님이 몰린다. 손님이 많다 보니 식재료의 회전이 빨라 순부두는 물론 밑반찬까지 모든 음식이 바로 조리된 듯 신선하고 맛깔스럽다. 그렇기에 음식의 신선함과 맛깔스러움을 지루한 기다림의 대가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번잡스러움을 피해 조용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점심시간을 피해 방문할 것을 권한다.

▲순두부정식 8,000원.
▲순두부정식 8,000원.

김영애할머니 순두부는 ‘순두부 정식’ 하나만을 내놓는 단일메뉴 식당이다. 식당 내부로 들어서 테이블에 앉으면 인원수만큼의 식사가 바로 준비된다. ‘순두부 정식’은 큰 대접에 담긴 뽀얀 순두부 외에 콩비지와 김치 그리고 4가지의 반찬이 나오는데 반찬은 손님이 원하면 필요한 만큼 리필이 가능하다.

▲양념을 넣지 않은 백탕 순두부.
▲양념을 넣지 않은 백탕 순두부.
이곳의 순두부는 서울에서 흔히 먹는 양념과 부재료가 가미된 붉은색의 양념 순두부가 아닌 맑은 백탕(白湯) 순두부다. 취향에 따라 제공되는 양념간장을 조금 넣어 먹으면 된다. 하지만 간장을 넣지 않은 순두부가 콩이 가지는 고유한 담백함과 고소한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백탕으로 먹고 어느 정도 먹은 후에는 양념을 더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재래식 두부 제조 방식에 따라 불린 콩을 맷돌에 갈고 그 콩물을 끓여 천연 간수인 바닷물로 응고시키면 뽀얀 국물 속의 몽실몽실한 순두부가 탄생한다. 우리가 마트에서 구매하는 공장제 두부와는 다른 건강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고소함이 느껴진다.
▲기본 반찬 6종.
▲기본 반찬 6종.

멸치를 넣어 맛을 낸 멸치 향이 은은한 콩비지와 강원도 특산물 중 하나인 황태포 고추장 무침 그리고 꽈리고추와 가지무침 등 순두부정식에 제공되는 반찬 모두가 시골스러움이 묻어나는 소박한 반찬들이지만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고 수준 이상의 맛을 보여준다.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는 서울에서 맛보기 힘든 순두부 본연의 맛과 깔끔하고 맛있는 밑반찬들 그리고 신속한 반찬 리필 등 고객 서비스 면에서 손님들에게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 하나는 1인분에 8,000원을 받는 가격인데 식당의 입지와 원재료의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낮은 요금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소: 강원도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183
전화: 033-635-9520
영업시간: 07:00~19:00  연중무휴 (설날, 추석 명절 휴무)
메뉴: 순두부정식 8,000원(단일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