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18 10:39

타이틀리스트의 신형 하이브리드 816.
타이틀리스트의 신형 하이브리드 816.

겨울은 아마추어에게도 클럽을 리셋할 중요한 시기다. 약간의 공백기를 두고 국내의 남쪽, 아니면 따듯한 해외에서의 라운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롱 게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골퍼라면 ‘하이브리드’ 클럽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하이브리드는 전전후 클럽이다. 티 샷, 타이트한 페어웨이, 헤비한 러프, 또 각종 트러블 샷, 긴 파3 홀 등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고, 성공 확률도 높다. 이 클럽의 역사와 탄생 배경, 그리고 활용해야 할 이유 등을 17가지로 추려 소개한다.

1. 의미

하이브리드(Hybrid)는 ‘잡종’, 또는 ‘혼성물’을 말한다. 우드와 아이언의 잡종, 또는 혼성물이라고 할 수 있다.

2. 역사

2002년 프로 골퍼 출신의 게리 맥코드(Gary McCord)가 테일러메이드에게 하이브리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테일러메이드가 세미 우드 스타일인 레스큐(Rescue) 미드를 내놓았다. 물론 테일러메이드 이전에 타이틀리스트 등이 고전적인 ‘드라이빙 아이언’을 내놓기는 했지만 회자시킨 것은 레스큐라고 할 수 있다.

3. 배경

하이브리드가 탄생한 배경은 24&38룰이다. 골프용품업체 톰 위숀의 CEO인 톰 위숀은 이전부터 ‘24&38룰’을 강조했었다. 그는 “대부분의 골퍼는 로프트가 24도보다 낮고 길이가 38인치보다 긴 아이언을 다룰 능력이 없거나 아무리 연습해도 잘 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었다. 로프트 24도, 샤프트 길이 38인치는 보통 4번 아이언 스펙이다.

4. 개발 콘셉트

따라서 롱 아이언(3, 4번)에 준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비거리와 정확성, 또 쉽게 다룰 수 있는 조건을 대입했다고 할 수 있다. 우드의 볼을 띄우는 능력과 비거리, 아이언의 탄도와 정확성이라는 우성인자만을 ‘혼합’ 한 것이다. 롱 아이언을 다루기 어려운 것은 원하는만큼 볼을 띄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볼이 뜨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비거리를 확보할 수 없다. 볼은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이 낮을수록 쉽게 띄울 수 있기 때문에 아이언보다 CG가 더 낮은 ‘우드를 반으로 자른 듯한(또는 아이언 백 페이스 부분이 뚱뚱한)’ 헤드를 접목한 것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롱 아이언의 CG는 헤드 페이스 뒤쪽 가깝게 있어 헤드 스피드가 빠른지 않다면 볼은 충분히 뜨지 않는다. 그러나 우드 스타일의 헤드는 같은 힘으로도 볼을 충분히 띄울 수 있다.

5. 스펙

롱 아이언 대체 클럽이기 때문에 롱 아이언과 엇비슷한 로프트를 가지고 있지만 샤프트 길이는 길다. 4번 아이언의 로프트는 약 22~24도, 길이는 약 38.50인치다. 22도의 로프트를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의 길이는 약 39.5인치. 4번 아이언에 준하는 7번 페어웨이우드의 길이가 42인치인 것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의 길이는 롱 아이언보다는 길고, 페어웨이우드보다는 짧다고 할 수 있다.

6. 유틸리티?

‘유틸리티(Utility)’는 하이브리드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일본 용품 회사들의 고유 통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용품 회사들은 하이브리드로 표기한다. 일부에서는 유틸리티를 페어웨이우드 대용으로 구분한다.

7. 퍼포먼스

헤드 스피드가 느릴수록 롱 아이언보다 하이브리드가 좋은 결과를 제공한다. 론치모니터 분석 결과를 보자. 클럽 헤드 스피드 82마일에서는 3번 아이언과 같은 로프트의 하이브리드 비거리 차이는 12야드, 65마일에서는 21야드였다. 비거리 차이는 볼의 발사 각도(볼을 높게 띄우고)와 탄도(높은 탄도에서 볼은 더 멀리 간다)에서 나왔다. 92마일의 클럽 헤드 스피드에서는 하이브리드가 25야드나 더 나갔다. 발사각도는 22도와 14도(3번 아이언은), 착지 각도도 34도와 28도(3번 아이언)였다. 3번 아이언보다 발사 각도는 높고, 착지각도도 더 완만했다.

8. 스윙은 쓸어내듯이

하이브리드는 쓸어내는 동작에 가깝게 스윙해야 한다. 롱 아이언은 스윙의 최하점 전에 다운블로로 볼을 맞혀야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빗자루질 하듯이 쓸어쳐야 한다. 이는 헤드를 페어웨이우드처럼 잔디를 스치도록 설계했지만 페이스 뒤쪽에 무게를 보강해 다운블로로 치지 않아도 아이언처럼 볼을 높이 띄워주기 때문이다.

9. 피해야 할 스윙

팔을 많이 사용하면 테이크백과 다운스윙을 가파르게 가져가 아이언처럼 찍어치게 된다. 이는 곧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10. 스탠스를 넓혀라

드라이버 샷을 할 때처럼 스탠스를 넓혀서 안정된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넓은 스탠스는 쓸어내는 듯한 평평한 스윙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미들 아이언을 스윙할 때 발을 어깨보다 조금 더 벌린다면 하이브리드라면 여기서 5cm 정도 더 벌려주는 것이 좋다.

11. 페어웨이나 가벼운 러프

가슴을 뒤와 앞으로 더 많이 회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렇게 하면 팔은 쓸어내는 듯한 동작으로 따라오게 되고 클럽은 평평한 스윙 면에서 움직이게 된다. 하이브리드 클럽 헤드의 설계 취지대로 잔디에서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면 하이브리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높은 발사 각도와 부드러운 착지를 제공한다.

12. 헤비 러프

쇼트 아이언처럼 스윙해야 한다. 무게가 클럽 뒤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깊은 잔디에서 힘을 발휘하는 데 제격이다. 특히 긴 거리가 남아있다면 더욱 좋다. 볼을 스탠스에서 중간에 놓고 백스윙을 짧게 하면서 펀치 샷으로 볼을 맞힌다. 쓸어치지 않고 다운블로로 샷을 하면 볼이 닿기 전에 헤드가 긴 풀에 얽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13. 트러블 라이

하이브리드는 디보트 자국같은 트러블 샷에도 효과적이다. 많은 골퍼는 디보트 자국에서 볼을 떠내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가파른 스윙으로 볼을 빗맞히기 일쑤다. 이 상황에서 해야 하는 바람직한 플레이는 디보트 자국을 따라 클럽을 미끄러지듯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라면 쉽게 정확히 임팩트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임팩트 구간에서 스윙을 하는 클럽과 어깨가 평행을 이룬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그런 느낌은 스윙 아크의 최저점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어 준다. 타깃에 가까운 어깨가 반대편 어깨에 비해 낮으면 클럽은 지면을 파고든다. 즉 볼을 퍼내게 된다.

14. 선호도에 따른 선택

헤드 스피드가 빠르고 아이언을 선호한다면 아이언형 하이브리드, 클래식한 헤드 디자인을 추구하고 우드를 잘 다룬다면 우드형 하이브리드나 5, 7, 9번 페어웨이우드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하이브리드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누군가에게는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5. 장점 속 단점

닉 프라이스는 “하이브리드는 볼을 너무 직선으로만 날려준다. 내가 원하는 만큼 볼에 스핀을 주거나 드로 볼을 구사하는 등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다”면서 하이브리드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아마추어 골퍼가 볼을 ‘직선’으로만 날려 피해를 본 적이 있을까?

16. 클럽 구성

헤드 스피드가 느리고 또 롱 아이언이 다루기 어렵고 부담스럽다면 3, 4, 5번 아이언을 모두 하이브리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교체할 때는 가지고 있는 페어웨이우드를 고려해 로프트를 선택한다. 클럽과 클럽의 거리 간격이 일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17. 시타를 하라

마지막으로 할 일은 시타를 해보는 것이다. 시타를 하고, 그 클럽의 결과를 충분히 보고 선택해도 늦지 않다.

조선일보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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