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23 17:24

[시니어 에세이] 드디어 복지관에 등록하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어정쩡한 나이이다. 손주들을 보내고 나면 낮 시간을 활용하고 싶어졌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내가 사는 곳 노인복지관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동네 한가운데 있는 복지관을 찾아갔다. 2015년 5월에 오픈한 그곳은 우선 새 건물이라 깨끗하고 분위기가 신선했다. 건물 주차장에는 자가용이 빈자리 없이 주차되어 있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왼쪽에 오픈 카페가 있다. 바리스타는 할머니들. ‘소담’ 카페, 유럽 분위기가 난다.                

테이블엔 나이 드신 분들이 찻잔을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고 계신다. 접수하는 곳에서는 친절한 복지사들이 상담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저런 것이 마음에 끌려 우선 등록했다. 방문한 김에 등록을 해야지 아니면 차일피일 미루게 될 거 같아서다.

복지관에 가면 분위기도 칙칙하고 나이 드신 선배들이 하인처럼 부리고 잔심부름을 다해야 한다는 헛소문 때문에 망설였었다. 분위기는 칙칙한 것이 아니라 활기찼다. 내가 만난 선배들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고 체면을 지키는 분들이다. 자원봉사 모집이라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접수대에도 식당에도 카페에도 자원봉사하는 분들이 보인다.

노인복지관은 대강당, 물리치료실, 컴퓨터실, 바둑, 장기실, 당구장 등 여가 프로그램 실을 갖추고 있다. 요즘은 새 학기 신청할 때라 사람들이 붐빈다. 생활에 필요한 강좌다. 프로그램은 영어, 일어, 중국어, 한국어, 어문학 프로그램, 동화구연, 종이접기, 생활 교양학, 컴퓨터, 서예, 미술, 가요 민예반, 에어로빅, 댄스, 탁구, 요가, 스포츠 건강학, 탁구, 당구, 바둑, 장기 등이 있다. 시니어들의 건전한 놀이터이며 평생교육원이며 쉼터로 거듭나는 노인복지관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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