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값 인상에 신제품 출시… 주류업체 株價 강세

소주 제조 회사들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나온 과일 향 소주의 뒤를 잇는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판매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일부 업체가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해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3일 보해양조 주가는 1995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0.3% 내렸지만, 지난 15일부터 최근 7일(거래일 기준) 사이에 17.1% 상승한 것이다. 무학도 7일간 9% 상승했고, 롯데칠성도 4.1% 올랐다.

소주 제조사들의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도수를 낮추고 과일 향을 첨가한 신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주가가 상승했지만, 하반기 들어 과일 향 소주의 인기가 점차 줄면서 주가도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소주 제조 회사들이 최근 새로 내놓은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보해양조가 도수를 3도로 낮추고 탄산과 소다 향을 첨가해 지난 9월 2일 출시한 '부라더# 소다'는 최근 3개월간 500만병 이상 판매됐다. 롯데칠성도 이달 들어 기존 저도주였던 '순하리'에 향을 추가한 '순하리 처음처럼 사과맛'과 '순하리 처음처럼 소다'를 잇따라 출시했다.

소주 제조사들이 판매 가격을 올린 점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30일 주력 제품인 '참이슬'의 출고 가격을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 인상한 데 이어 무학도 21일부터 '좋은데이'와 '화이트'의 출고가를 5.99% 올렸다. 금복주와 대선주조 등 지방 소주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많은 소주 제조 회사가 잇따라 가격을 올림에 따라 앞서 가격 인상에 나섰던 소주 업체들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칠성 등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업체들도 낮은 가격 덕분에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함께 상승하고 있다.

소주 시장 전체 판매량이 늘고 각 업체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주의 원료인 주정(酒精)을 만들어 납품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MH에탄올 주가는 최근 7일 동안 13.7% 뛰었고, 창해에탄올도 10.8% 상승했다. 풍국주정과 진로발효도 각각 7.2%, 6.2% 올랐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저도주의 유행이 지속하고, 탄산 소주 등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신규 소비자들도 유입되면서 소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