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복귀할 환자 위해 산재병원은 높은 수준의 치료 능력 갖춰야"

"건강보험은 경제적 적절성을 따져 치료하는 반면, 산재보험은 산업재해를 입은 환자들이 원래 직장에 복귀하도록 더 높은 수준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독일 최대 산재병원인 무르나우(Murnau) 병원의 뷰렌 볼커〈사진〉 병원장은 지난 21일 "독일의 산재병원들은 대학 병원 못지않은 시설은 물론 초현대적인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뮌헨 인근에 있는 무르나우병원은 상이군경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으로 건립되어 연간 50만명의 환자를 치료한다.

그는 "독일 산재병원은 상태가 심각하고 생존 가망이 없는 환자들이 우선적으로 찾는 병원"이라며 "하반신 마비나 손·발 절단 등 신체 손상을 치료하는 능력과 의료 장비는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척추 손상, 전신 화상, 과다 출혈인 환자들을 격리해 치료할 수 있는 'HBO'라는 최첨단 장비만 해도 1500만유로(약 208억원)에 달한다. 1년에 1만7000여건의 수술을 하는데, 재활치료사만 140명에 달한다.

독일 산재병원의 특징은 환자의 부상 정도와 함께 치료 과정의 데이터(이송 기간, 수술 전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 중환자실에 머무는 기간 등)들을 관리한다. 특히 치사율 데이터를 만들어 이 데이터로 다른 병원들과 사망률과 의료 질 관리 등에 대한 비교를 하게 된다.

뷰렌 볼커 원장은 "장애연금 지급액은 매년 산재보험 기금의 70%가량 되는데, 작업장마다 예방을 잘하면 산재 건수를 줄일 수 있고,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제대로 받으면 장애연금 지급액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무르나우병원에서 1년여간 재활 치료를 받으면 직장으로 복귀하는 비율이 60%대를 넘는다고 한다. 산재 환자들은 외상 치료만 아니라 정신과적 치료도 함께 받게 된다. 그는 "산재병원들은 재정 관리도 중요한데, 재투자와 신규 투자를 위한 흑자를 낼 수 있는지는 병원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며 "산재병원에서 산업재해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 정도이고, 개인 보험 환자나 외국 환자를 유치해 흑자를 내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독일 산재병원은 대부분 매년 4~8%의 흑자를 내고 일부만 미미한 적자를 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