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최근 5년간 '1월 효과'… 올해는?

새해 첫 거래일부터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첫발은 어둡지만 올해 '1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증시에 별다른 호재(好材)가 없어도 '1월엔 증시가 오른다'는 게 '1월 효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월 코스피 주가가 오른 경우는 15번 중 9번이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을 제외하면 64% 정도의 확률로 1월 주가가 오른 셈이다. 특히 최근 5년간 코스닥시장은 1월이면 어김없이 오르는 '1월 효과'가 나타났다. 4일 증시에도 코스피는 2% 이상 떨어졌지만, 코스닥은 0.7% 떨어지면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이면 왜 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나

전문가들은 '1월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주요 정부 정책의 발표가 연말에 이뤄지고 낙관적인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이걸 본 투자자들이 낙관론을 갖게 된다는 걸 든다. 또 연말에 풀리는 보너스로 시중에 도는 돈이 증시로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1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춘제(春節) 기간(보통 양력 1월 말~2월 초)에 최소 1주일 동안 경제 활동이 중단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을 앞당겨 생산하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1월에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에선 주식 투자 손실에 대해서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어서 손실이 난 주식을 12월에 팔아 세금 감면을 받고 1월에 주식을 다시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 증시에선 올해 특히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규정이 강화되면서 1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주주의 경우 주식 양도세를 내야 하는데, 대주주 자격이 유가증권시장은 지분율 2% 이상, 평가 금액 50억원 이상에서 지분율 1% 이상, 평가 금액 25억원 이상으로 완화됐다. 코스닥시장 대주주 자격도 지분율 4%, 평가 금액 40억원에서 지분율 2%와 평가 금액 20억원으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새롭게 양도세 납부 대상이 된 큰 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작년 12월에 보유한 주식을 팔았다가 1월에 다시 시장으로 돌아와 주가 상승을 이끈다는 것이다. 대주주 자격이 부여되는 기준일은 12월 결산 법인의 경우 주주 명부를 마감하는 12월 28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시장에 많이 나타나 코스닥시장이 1월 효과를 더 볼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2015년 11월과 12월 양도소득세 회피 목적의 매도가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에 집중됐다"면서 "이후 코스닥시장에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커져 코스닥의 1월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월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

반면 1월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중동 정세가 악화되는 등 과거와 비교하면 주변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핵심 업종의 주가도 많이 오른 상태라는 것도 부담이 된다. IT, 건강관리, 경기재 등 코스닥 상승을 이끌어 온 주요 업종의 주가가 이미 많이 높아진 상태여서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고 본다는 것이다.

작년 말 대비 38%쯤 늘어난 신용 융자 잔액도 1월 효과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신용 융자는 개인이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만약 빌린 돈을 약속한 기간 내에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돌려받게 되는데, 신용 융자 잔액이 많을수록 그만큼 매도 물량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용 비중이 높은 종목의 경우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