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1988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동물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들의 히트곡 몇 곡은 아는 정도였다. 그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뮤지컬을 즐기는 것을 방해하진 않을까 라는 걱정이 들었다. 괜한 걱정이었다. 동물원을 몰라도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을 즐기는 것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았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동물원의 멤버이자 정신과 의사인 김창기가 故 김광석의 기일을 맞아 추억 속 연습실을 찾으며 시작된다. 서른둘의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될 故김광석 그리고 그와 함께 음악을 만들고 부르던 그 시절 그룹 동물원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아무에게도 들려주지 않았던 그룹 동물원 데뷔 당시의 숨은 이야기들을 함께 공감하는 재미도 크다.

무대에 서 있는 배우들은 그룹 동물원 멤버인 故 김광석, 김창기, 박기영, 유준열, 박경찬으로 완벽하게 분한 모습이다. 시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그룹 동물원의 명곡을 100% 라이브로 연주해 실제 동물원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무대를 선보였으며 현장의 많은 관객이 입 모양으로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었다. 심지어 시청앞 지하철역에서를 부를 때는 김창기 역의 배우 임진웅이 율동을 함께 하자며 권하기까지 한다. "오십견에 좋아요"라는 재치있는 입담에 관객들은 웃으면서 율동을 함께 따라 했다.

김광석 역을 맡은 배우 최승열은 JTBC 히든싱어 김광석 편의 준우승자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눈을 감고 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김광석이 무대에 있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1월 6일이면 故김광석 추모 20주기이다. 故 김광석에 대한 그리움을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으로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2016년 1월 1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