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첩]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적당히 움직이면 좋아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가 해마다 6% 이상씩 늘면서 4년 만에 2만여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만3000명이던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가 2014년엔 9만5000명으로 해마다 평균 6.6%씩 증가했다. 2014년 기준, 여성 환자는 7만6500명으로 전체 환자의 81%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 인구의 약 1%가 류머티스 환자임을 감안하면 아직도 국내에는 잘 몰라서 진단받지 못한 환자가 상당수일 것"이라며 "당분간 환자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인 자기 관절을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이는 뼈 사이에 완충 작용을 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져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용길 서울아산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싸고 있는 막(활막)이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아 염증이 생기면서 시작된다"면서 "주로 양 손가락 관절이 붓고 아프며 특히 아침에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무릎, 엉덩이 관절 등 큰 관절 중에서 많이 쓰는 한쪽부터 생기는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좌우 양쪽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작은 관절에서 동시에 나타난다. 또 퇴행성 관절염은 인접한 두 뼈가 맞닿기 때문에 관절을 움직일 때 더 아프지만,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오히려 적당히 움직이면 관절이 부드러워진다.

이찬희 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여성 환자가 많은 것은 여성 호르몬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할 뿐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근본적 완치는 어렵고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용길 교수는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에 관여하는 대표적 면역 물질인 TNF(종양 괴사 인자)를 억제하는 약 등 효과가 뛰어난 약이 많이 나왔고, 조기 진단법도 개발됐다"면서 "조기 치료하면 관절의 손상이나 변형 없이 정상적 일상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