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김현수 영입, 아내가 큰 역할"

아내가 한국계여서 자신을 '한국 사위'라고 자랑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는 11일(현지 시각) "암과의 투병이 힘든 전투 같았다"며 "충격적이었고 겁도 났지만 아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아내와 딸들의 도움으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암의 일종인 비(非)호지킨 림프종(non-Hodgkin Lymphoma) 진단을 받은 그는 6개월도 안 돼 완치 판정을 받았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주(州)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하와이에 한인이 처음 이주한 1월 13일을 기념해 '미주 한인의 날'로 선포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는 행사 뒤 본지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 사위인 만큼 한국 기업을 이곳에 유치하고 메릴랜드 기업을 한국에 진출시키는 쌍방형 경제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말 하는 영부인이 메릴랜드에 있고, 수도권이라는 점은 상당한 이점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50개 주지사 부부를 초대한 만찬 때 아내를 보고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아내 유미씨가 이미 유명 인사가 돼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었다.

호건 주지사는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김현수(28) 선수를 영입한 데 아내가 큰 역할을 한 점도 소개했다. 그는 "내 성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아내가 예전에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동하는 추신수 선수의 볼티모어 원정 경기 때 한인들을 주지사 관람석에 초대한 일이 있었다"며 "당시 홈팀 대신 상대팀을 응원하는 바람에 곤란했는데, 오리올스 구단주를 만나 메릴랜드 한인 사회가 점점 커지니까 좋은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득해 결실을 보았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김현수 선수 영입을 계기로 볼티모어 공항에 한국 국적기를 취항하는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