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식사로 칼국수만큼 친근한 메뉴도 흔치 않다. 그래서 어느 동네나 그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는 동네 칼국수 맛집이 하나씩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진 유명 칼국수 식당이 서울에만 수십 곳이고, 칼국수의 종류도 소고기로 국물을 낸 안동국수부터 바지락칼국수, 장칼국수, 닭칼국수 등 조리 방법이나 재료에 따라 변형된 버전까지 고려하면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여러 종류의 칼국수가 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길 건너 골목에 있는 목천집(구(旧) 앵콜칼국수)은 구수한 맛의 팥칼국수와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매생이칼국수라는 특색있는 메뉴로 강남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유명한 칼국수 맛집이다.
‘앨콜 칼국수’라는 특이한 상호는 식당이 대형 공연장인 예술의 전당 바로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으니 공연에서 앵콜을 받듯 '한번 온 손님이 다시 방문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에서 지었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지금은 ‘목천집’으로 상호를 변경해 영업하고 있다.
목천집는 서초동 예술의전당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지만 골목 안쪽이어서 식당 앞 큰길인 남부순환로에서 바로 진입하는 도로가 없을 뿐 아니라 식당 앞에 주차 공간도 없다. 그래서 예술의 전당 바로 맞은편에 있는 두부전문점 ‘백년옥’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두 식당은 자매식당으로 업주도 동일하고 주차장은 물론 메뉴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 ‘백년옥’에서도 목천집과 같은 맛의 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목천집은 배추겉절이와 국물이 자박한 백김치 그리고 들깻가루에 무친 물미역을 기본 밑반찬으로 내놓는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맛도 안정적이다. 세 가지 기본 반찬은 저마다 제각기 어울리는 음식이 있는데, 겉절이는 젓갈과 양념의 배합이 적절해 뒷맛이 개운하고 감칠맛이 뛰어나서 매생이칼국수와 곁들여 먹기에 좋다. 또 맑은 국물의 백김치는 얌전한 모습처럼 깔끔하고 시원한 맛으로 간이 약한 팥칼국수와 잘 어울린다.
원래 네 가지 반찬이 기본 제공되었으나 최근에 가짓수를 줄여 현재는 위 사진에 보이는 세 가지 반찬만 내놓고 있다. 반찬은 식탁 위의 작은 항아리에 준비되어 있어 손님이 필요한 만큼 스스로 덜어 먹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반찬 리필을 위해 종업원을 따로 부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