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대신 안짱다리 교정술을"

"인공 관절은 수명이 20년 정도밖에 안 돼요. 100세까지 살려면 자신의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인공 관절을 가능한 한 늦춰야죠. 그래서 떠오르는 대안이 '오(O) 다리' 교정술입니다."

한국과 일본 정형외과 전문의 300명이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경골 근위부 절골술 학회에 모였다. 경골 근위부는 무릎 아래 정강이뼈 상단을 말하고, 절골술은 쐐기 모양으로 뼈를 잘라낸다는 뜻이다. 이는 이른바 '오(O) 다리' 또는 안짱다리 교정술이라고도 불린다. 한 가지 수술법만 갖고 토론하는 의학 심포지엄에 그렇게 많은 정형외과 의사가 모인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학회를 주최한 나경욱(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교수) 조직위원장은 "그만큼 고령 사회로 갈수록 체질적으로 안짱다리가 많은 동양인에게 앞으로 이 수술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져 결국 인공 관절 치환술을 받게 되는 병리(病理)의 핵심은 무릎 안쪽 부분의 연골이 마모돼 위아래 관절 면이 서로 붙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오(O)자형 다리 체형에서는 걸을 때마다 체중이 무릎 안쪽에 집중적으로 실리면서 안쪽 연골이 남아나질 않는다.

나 교수는 "정강이뼈 바깥쪽을 쐐기 모양으로 쳐내서 무릎 수직 정렬을 곧추 세워주면 체중이 무릎 안쪽으로 실리는 게 확 줄어들면서 퇴행성 관절염 진행도 늦춰지고 걸을 때 통증도 줄어들게 된다"며 "안짱다리 어린이 교정에 쓰던 수술이 고령 사회를 맞아 노년으로 귀환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무릎 인공 관절 치환술이 한 해 약 7만건 이뤄진다.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노인 인구가 4배 이상 많은 일본에서도 비슷한 규모로 이뤄진다. 나 교수는 "우리가 인공 관절 치환술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간접 지표"라며 "일본에서는 경골 절골술이 보편화되면서 인공 관절이 상대적으로 적게 쓰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