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幹會 정신으로 민족 자긍심 키워야"

'우리는 정치적·경제적 각성을 촉진함/우리는 단결을 공고히 함/우리는 기회주의를 일체 부인함.'(신간회 강령)

일제시대 최대 민족운동 단체였던 신간회(新幹會)의 창립 89주년 기념식이 15일 오전 신간회 창립식이 개최됐던 서울 종로2가 YMCA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신간회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신간회 강령·약사 낭독, 기념사, 축사 등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신간회는 1927년 2월 15일 비타협적 민족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의 민족 협동 전선으로 출범했다. 조선일보 사장 이상재가 회장, 천도교 원로 권동진이 부회장으로 선출됐고 안재홍·홍명희·신석우·이승복 등 35명이 간사로 선임됐다.

전국 순회 강연회를 통해 민족교육 장려, 농민·노동·여성운동 지원 활동을 벌였고, 광주학생독립운동 옹호, 재만(在滿) 동포 지원에도 힘썼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과 코민테른의 지시에 따른 사회주의 세력의 이탈로 1931년 5월 해소됐다.

조선일보는 주요 인사들이 신간회 간부를 맡고 중앙과 지방 활동을 자세히 보도하는 등 사실상 기관지 역할을 했다.

정윤재 신간회기념사업회 부회장(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은 기념사에서 "희망과 가능성이 안 보이던 상황에서 민족적 당위와 필요에 따라 정치적 자유와 독립을 추구했던 신간회 지도자들과 그것에 주저하지 않고 합세했던 국민들은 공동체적 책임과 사명에 충실했던 '근대시민'이었다"며 "우리가 신간회 정신을 이어 국제적 안목과 건강한 민족적 자긍심이 교호되고 공존하는 개방적인 민족국가로 나아갈 때 건강한 통합과 평화통일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우갑 신간회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내년 신간회 창립 90주년을 맞아 본부 및 지회 사적지의 표지석 설치, 학술회의 등 기념행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복 월남이상재선생기념사업회 회장, 나중화 광복회 부회장과 안재홍 선생의 손녀인 안혜초 시인, 이승복 선생의 아들인 이문원 전 독립기념관장, 이상재 선생 증손인 이공규씨 등 신간회 지도자들의 유족, 정세균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