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07 11:14

모네 전시회 – 빛을 그리다

모네 전시회 – 빛을 그리다

바람 속에 흔들리는 빛의 물결이다. 대형 LCD 화면에서 흔들리고 있는 색채의 입자들이 하나의 빛깔을 지니고 저마다의 색채로 살아나서 생명체를 지닌 것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흔들리는 물속에서 수련이 한 송이씩 꽃잎을 하늘거리면서 피어나고 있었다. 화면이 바뀔 때마다 그 빛의 흐름이 변화되고 있었다. 모네의 그림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형체가 아닌 색채였다.

빛을 그린 화가 모네 전시회가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마침 수요일이 문화의 날이라 전시장은 예상외의 관객으로 시끄러웠고 도슨트의 목소리는 그날의 관람객 수를 말해주듯이 피곤하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하나의 그림이 변할 때마다, 혹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주하는 대형화면의 화폭 속에서 함께 걸어가는 느낌이 되듯 도슨트 역시 상기된 목소리로 모네의 그림을 설명하는데 마치 모네가 그 그림을 설명하는 느낌으로 전달이 되고 있었다.

클로드 모네 (Claude Mone/ 1840년 11월 14일~ 1926년 12월 5일)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의 한 사람으로 그의 작품 인상, 일출에서 '인상주의'라는 말이 탄생하였다. 그는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으로 끝까지 작품 활동을 지속하였으며 같은 하나의 사물이 빛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색채의 조화에 탐닉하였다. 그가 그린 말년의 작품 '수련'의 연작은 자연을 바라보는 깊은 탐색의 시선을 지닌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슨트의 설명이 마음에 콕 콕 자리를 하듯이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마음도 내가 느끼는 그림의 느낌과 같은 공감대의 형성이라는 생각을 한다. 녹색의 숲은 나뭇잎이 한 잎씩 녹색의 깊이감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았다. 빛과 바람의 느낌을 형체로 만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화면에서 나타나는 모네의 그림들은 그 흔들림으로 바람의 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까미유를 모델로 그린 우산을 쓴 여인 앞에 서면 바람과 태양이 내리쪼이는 느낌으로 그녀와 함께 양산을 쓰고 있는 마음이 된다. 모네가 사랑하였다는 일본식 정원의 다리를 바라보면 그 다리가 실제로 내 곁에 있는 것 같은 마음이 될 정도로 그의 붓은 환상적인 스스로 생각을 색으로 변화시키고 색채에 생명을 그려 넣었다.

넓은 전시장 곳곳에는 LCD 대형화면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화면을 통하여 모네의 그림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인상주의 화가의 대표적인 모네의 그림들을 바라보면서 빛의 변화를 바람 속에서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점묘법을 사용한 그의 그림들에서 보이는 것은 원근법이 아닌 색채의 변화이다. 대형화면으로 마주하는 숲의 모습은 나 스스로 그 숲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불러온다.

그의 그림 속 정원은 색으로 빚어낸 꽃이 만개한 들판이다. 색과 빛으로 조화를 이루어서 색의 농담을 통하여 꽃이 피어나는 생동감을 지니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캔버스가 아닌 확대된 화면으로 바라보는 느낌으로 원본전시가 되면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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