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황사… 옅지만 '독사'

6일 올해 첫 황사(黃砂)가 발생한 데 이어 7일엔 전국적으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번 황사는 황사주의보(미세 먼지 농도가 400㎍/㎥ 넘게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가 내려질 정도로 짙지는 않겠지만, 중국 베이징·톈진 등 대도시·공업 지대를 거치면서 이곳 하늘의 대기오염 물질까지 함께 끌고 들어와 건강에 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은 "몽골과 중국 북부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 먼지가 중국 동북부 지역을 거쳐 6일 새벽부터 서울과 일부 경기도, 서해안 지역에서 관측됐다"며 "7일에는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의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81~150㎍/㎥)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는 황사 먼지가 유입되기 직전인 5일 새벽에도 대기오염 물질로 인해 미세 먼지 농도가 400~600㎍/㎥까지 치솟은 바 있다"며 "이번에 황사 바람이 불면서 중국 동북부 오염 물질까지 같이 휩쓸려 넘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한반도 상층부 바람이 약한 상태라 이번 황사는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엔 비교적 오래 머물며 8일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옅더라도 '중금속 황사' 가능성

농도는 옅어도 중금속을 포함한 '오염 황사'는 최근에 자주 발생하는 추세다. 황사는 중국·몽골 지역의 사막이나 고원에서 일어난 흙먼지를 말한다.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매연 등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과는 달리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 크게 해롭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황사는 중국 대기오염 물질을 끌어안고 한반도로 들어오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이 2009~2011년 3년에 걸쳐 28차례 발생한 황사를 분석한 결과, 중국 동부 공업 지대를 통과하는 '오염 황사'가 전체의 절반가량(46%)인 13차례로 조사됐다. '오염 황사'일 땐 황사 속에 든 납·비소·카드뮴과 같은 발암물질과 셀레늄 같은 신경 독성 물질의 농도가 황사가 없는 날보다 1.8~3.3배 더 짙어졌다.

다행인 점은 올해 봄철 황사 일수가 평년 수준(3~5월 5.4일)에 머물 것으로 예보됐다는 것이다.

◇눈·피부 건강에 유의해야

황사는 호흡기와 눈, 피부에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폐 기능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황사가 지나갈 때까지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또 평소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안경을 쓰는 등의 주의도 필요하다. 눈이 가렵고 붉어지며,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는 등 증상이 있을 때는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 황사의 중금속이 얼굴에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 세안과 보습에도 신경 써야 한다.

황사가 심할 경우엔 건강한 사람도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필수다. 보건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제품으로 미세 먼지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포장지에 'KF80, 황사방지용, 의약외품, 식약처'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외출하고 귀가한 뒤엔 샤워와 양치질 등으로 몸의 먼지를 제거하는 게 좋다.

7일은 대체로 포근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4도, 낮 최고기온은 16도까지 오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