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선 방망이 짧게 잡아라"

"최근 주식시장이 좋아진 것은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좋아졌다기보다는 4년째 주가가 박스권으로 움직이는 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과거 박스권보다 바닥이 더 낮아 보여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학균<사진>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분석부장은 4일 올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기존의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오히려 주가의 바닥은 더 낮아지는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2011년부터 1850~2050 사이를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 부장은 올해의 박스권 장세는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기존 박스권 증시를 바라보는 관성으로 시장을 해석하면 안 된다고 했다. 기존에는 코스피지수가 1850 부근이라면 주식을 사야 할 지점으로 해석했지만, 이제는 박스권의 아래쪽은 1850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전 세계적인 약세장의 흐름을 한국만 피해갈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약세장에 진입을 시작한 시점에서는 '투자의 시계(視界)'를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강세장에서는 추세(trend)를 사지만, 약세장에서는 변동성을 사야 한다"며 "오랜 시간을 두고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가치보다 가격이 낮은 주식을 사서 오랜 보유하는 게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약세장에선 단기 매매로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개인 투자자가 참고할 만한 몇 가지 단기 매매 전략을 알려줬다. 첫째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다. 김 부장은 "지수별로 사고파는 시점을 기계적으로 정해두고서, 지수를 따라가면서 손익이 나는 'ETF'와 지수의 움직임을 거꾸로 따라가는 '인버스(inverse) ETF'를 분할해서 사고파는 전략은 개인 투자자가 비교적 안전하고 쉽게 실행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둘째로 추천하는 전략은 배당주 투자다. 단순히 배당주를 보유하면서 배당금을 받는 방식의 투자도 좋지만, 배당수익률을 주식 가격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해 적극적으로 배당주를 사고파는 방법도 생각해보라고 했다. 김 부장은 "현재 주가를 바탕으로 계산한 배당수익률이 과거 평균 배당수익률보다 낮다는 것은 주가가 적정 가치보다 높다는 뜻이니 팔고, 반대로 과거보다 높으면 주가가 적정가치보다 낮다는 뜻이니 주식을 사들이는 전략을 활용하면 시장 수익률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