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지부진한 뉴타운 해제한다

서울시가 이르면 4월부터 사업 추진이 더 이상 어려운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뉴타운)을 직권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한다. 개발이 지연되면서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의 주거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나서도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한 곳을 시장 직권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할 수 있는 조례안이 지난 9일 시의회를 통과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다음 달부터 해제 대상 구역 선정에 들어간다.

서울의 뉴타운 지역 중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관리 지역은 작년 말 기준 279곳이다. 이 중 주민 갈등이 심하거나 수익성이 떨어져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정비구역에 대해서는 서울시장이 직권으로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

또 토지 소유자 3분의 1 이상이 해제를 요청하고, 구청장이 주민 의견을 조사해 사업 찬성 비율이 50% 미만인 곳도 해제가 가능하다. 조합 설립, 사업 시행 인가, 관리 처분 계획 인가 등 사업 절차가 기준보다 늦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비구역 지정 후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전할 필요가 있는 곳 역시 직권 해제 대상이 된다.

뉴타운 사업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당시인 지난 2002년 도입됐다. 광역 생활권 단위로 노후 불량 주택을 재개발하고,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 시설도 동시에 갖춘다는 새로운 주거 정비 산업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뉴타운 사업이 진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은 재개발·재건축 구역은 직권 해제를 추진하되 정비가 시급한 구역에 대해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