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가늘고 길게 갑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영화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9일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은 '레터스 투 갓'(개봉 24일)이다. 이 영화의 스크린 수는 36개, 상영 횟수는 48회. 2위인 '트윈스터스'에 비하면 상영 횟수(187회)는 4분의 1밖에 안 되지만, 회당 관객 수는 4배 정도 많다.

최근 '레터스 투 갓'처럼 상영 횟수는 적지만, 관객 동원력이 뛰어난 영화들이 눈에 띈다. 지난달 17일 개봉한 '주토피아'나 개봉 한 달을 넘긴 '캐롤'도 여기에 해당한다. '주토피아'의 경우, 개봉 당시 상영관 600여 개에서 현재 400여 개까지 줄어들었지만 일일 관객 수는 거의 변함이 없다. 개봉 3주 차가 지난 현재, 박스오피스 3위를 지키고 있다. '캐롤'은 지난달 3일에 개봉했지만 다양성 영화 1~3위를 오르내린다. 이 영화 상영 횟수는 하루 39회 정도다.

이 영화들의 특징은 개봉 초반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일일 관객 수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문다는 것이다. '레터스 투 갓'은 지난 2일과 9일의 관객 수가 동일하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관객이 20％ 이상 정도 감소하는 영화들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셈이다. '주토피아'처럼 오히려 개봉 이후에 관객이 늘어나는 '역주행'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CGV는 "이런 영화들은 초반에 관객들이 많이 들지 않았지만, 소문을 통해 점점 관객이 늘어나는 경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