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으로 친구로… 인간과 교감 넘어 사랑에 빠지기도

인공지능 알파고의 득세로 영화 속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인공지능은 영화에서 때론 악당으로, 때론 친구로 등장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악당 '울트론'은 천재 과학자 토니 스타크(아이언맨)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설계한 인공지능 국방 시스템이다. 스타크를 도와서 울트론을 무찌르는 것 역시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자비스'다.

인공지능 영화의 고전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다. 우주선의 컴퓨터 '할'(HAL 9000)은 자신의 오류를 은폐하기 위해 인간을 살해한다. SF 영화에서는 이처럼 인공지능을 인간에게 해를 가하는 무서운 존재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터미네이터'의 강력한 인공지능인 '스카이넷'은 전 세계의 핵미사일을 고의적으로 발사하게 해 인류 파멸 작전을 시작한다. '매트릭스'에서도 인간은 인공지능이 만든 가상현실에서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 '아이, 로봇'에선 인간을 형상화한 로봇 군단이 인간에게 위협을 가한다.

영화 속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친숙한 존재로 그려진 것은 '스타워즈' 때부터다. 로봇 'R2D2'와 'C-3PO'는 인간들과 교감하고 도와준다. '바이센티니얼맨'이나 'A.I.' '채피' 같은 영화에서도 인공지능은 사람과 같은 모습과 감정을 가지며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인공지능의 공통점은 인간과 비슷한 감정과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교감하는 차원을 넘어 사랑에 빠지는 경우까지 나온다. '그녀'의 주인공 시어도어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서맨사와 사랑에 빠진다. 서맨사는 심지어 형체도 없이 목소리로만 시어도어와 감정을 주고받는다. 지난해 개봉한 '엑스 마키나'는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인공지능에게 사랑을 느끼고 갈등하는 과학자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