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엄마… 니트에 면바지, 화장은 기본만 하세요

주부 오윤정(49)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늦둥이 아들 때문이다. "일에 전념하느라 결혼을 늦췄어요. 마흔 넘어 첫애를 얻었죠. 늦게나마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막상 학교에 들여보내니 애가 친구들 사이에서 '엄마가 할머니 같다' 소리를 들을까 봐 밤에 잠이 안 와요."

서른다섯 살 이상 고령 산모가 늘면서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엄마들 나이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첫아이를 낳는 여성의 평균 연령은 31.2세. 특히 35~39세 산모는 전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만혼(晩婚)과 노산(老産)이 느니 '나이 든 엄마'도 흔해졌지만 초등학교 현장에는 아직까지 젊은 엄마가 많은 게 사실. 그렇다고 주눅 들 이유는 없다. 뽀송뽀송 젊은 엄마들 틈바구니에서 한 살이라도 더 어려 보이게 연출하는 쉽고 빠른 '마법'이 있다.

우선, 피부가 중요하다. 학급 모임이 있다면 1주일 전부터 관리에 들어간다. 무조건 기억해야 할 단어는 보습. 피부과 전문의 임선미씨는 "나이를 말해주는 얼굴의 세 지점이 팔자 주름, 푹 꺼진 볼, 눈 밑 다크서클"이라며 "귀찮다고, 지성 피부라고 로션 안 바르는 엄마들 많은데, 세안 후 피부에 잘 맞는 로션을 골고루 바르고 수분크림을 덧바르면 손쉽게 안색을 밝게 할 수 있고 피부 결도 고와진다"고 했다. 요즘 유행하는 '1일 1팩'에 도전해도 좋다. 거울 보며 환하게 웃는 연습도 도움 된다. 주름이 덜 생기고 인상도 밝아진다.

화장은 기본만 한다. BB크림이나 CC크림으로 잡티만 가리고, 색조 화장은 눈이나 입술 한 군데에만 포인트를 준다. 패션 전문가인 김지영 컴플리트케이 이사는 "의상도 정장 슈트처럼 딱 떨어지는 것보단 청바지에 납작한 플랫슈즈를 신고 손으로 감싸 쥘 수 있는 클러치백 하나 들면 충분하다"며 "색상이 화사한 니트에 가벼운 면바지를 입고 스카프를 둘러도 좋다"고 했다. 명품도 필요 없다. 롤렉스 시계에 다이아 반지, 샤넬백보다 디자인 단순한 팔찌나 원석 반지가 더 젊어 보인다.

어려 보이겠다며, 일부러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파마할 필요는 없다. 헤어 디자이너 한영씨는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게 어깨 길이 정도로만 다듬어준 다음 머리카락이 느슨한 S자처럼 구부러지게 컬을 살짝 넣어주면 가볍고 발랄해 보인다"며 "앞머리도 머리카락 사이로 이마가 비치게 시스루 스타일로 잘라준 뒤 자연스럽게 옆으로 넘기면 우아해 보인다"고 했다.

연륜은 시간이 주는 선물이다. 30대 후반에 낳은 딸을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산부인과 전문의 윤정희씨는 "나이 많은 엄마에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장점이 많다"며 "인생이나 사람에 대해서도 더 깊이 알고, 쉽게 흥분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등 나이 많은 엄마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부각하면 어디서든 당당하고, 젊은 엄마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