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사자자리… 도서관 옥상서 별나라 여행해요

"지금부터 봄철 별자리 여행을 떠나볼까요. 우리의 여행을 도와줄 친구 '아로'를 소개합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 의정부 과학도서관 3층 천체 투영실. 어린이들이 반쯤 드러눕도록 설계된 의자에 앉자 실내가 영화관처럼 어두워지면서 천장에 있는 지름 8m 반구(半球) 모양 스크린이 밤하늘로 변했다. 이어 캐릭터 '아로'가 북두칠성,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사자자리, 목동자리, 처녀자리, 사냥개자리 등 별자리를 보여주고 거기에 얽힌 신화와 전설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20분가량 이어졌다.

의정부 과학도서관은 일반 도서관과 달리 놀이와 체험을 통해 과학의 원리와 개념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3층과 옥상에 자리 잡은 1100㎡ 규모의 천문 우주 체험실이 바로 그곳이다.

체험실은 작은 과학 테마파크처럼 꾸며졌다. 체험실을 들어서면 조상들이 썼던 각종 천문 관측 기기와 우주 개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을 만난다. 토네이도 생성 과정과 모습을 볼 수 있는 '토네이도', 진공 상태에서 물체의 낙하를 비교 관찰할 수 있는 '진공 원리' 등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중력이 서로 다른 태양계의 각 행성에서 자신의 몸무게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는 '우주 체중계', 시각·청각의 반사신경을 측정해보는 '반응 속도' 등도 학습과 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천문·우주 관련 체험 공간도 있다. 이곳에서 로봇팔·월면차 등을 직접 조작하거나, 수직 상승과 하강을 통해 무중력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가상 천체를 투영해 실제 하늘을 보는 것과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40석 규모 천체 투영실은 항상 어린이 관람객들로 붐빈다. 다섯 살 아들과 함께 온 신은주(32)씨는 "매주 두 번 정도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와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천문 우주 체험실의 핵심 시설은 옥상에 설치돼 있는 간이 천문대이다. 지름 8m의 개폐식 돔이 설치된 주 관측실엔 200㎜ 굴절 망원경, 100㎜ 태양 망원경 등이 있다. 바로 옆 보조 관측실도 태양 망원경과 굴절 망원경, 대구경 쌍안경 등 간이 관측 장비를 갖추고 있다. 예약을 통해 별이나 태양 흑점 관측, 야간 관측 프로그램(매주 화·수요일)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천문학 석사 출신으로 천문 우주 체험실을 맡고 있는 김수현씨는 "여름·겨울방학 천문 교실, 생활 과학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천체 투영관에서 사전 학습한 뒤 천문대에서 직접 별자리를 관측하면 교육 효과가 더 커진다"고 했다.

작년 천문 우주 체험실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5만여 명에 이른다. 김성도 의정부시 지식정보센터 소장은 "주변에 여가·레저 시설이 부족해 과학 도서관이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천문 우주 체험실에 전문 직원을 보강해 야간 관측 프로그램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의정부 과학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돼 있다. 지하 1층에는 110석 규모 아트홀이 있어 주말엔 영화를 상영하거나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층은 어린이 열람실, 2층은 인문과학실, 3층은 자연과학실 등으로 구분돼 있으며, 디지털 정보실, 정기 간행물실, 북 카페, 독서 토론실 등도 갖추고 있다. 각종 프로그램과 천문대 관측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예약해야 한다. 매주 금요일(정보 도서관은 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