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세종대왕님 '공중부양' 한대요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팝 아티스트인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작(Jean Charles de Castelbajac·67·사진)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에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서울시와 주한(駐韓) 프랑스대사관은 "카스텔바작이 오는 21일 방한해 네온 막대로 세종대왕 동상 주변을 장식하는 설치미술 작품을 만들어 전시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작품은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기념해 제작됐으며,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3주간 전시된다.

카스텔바작의 작품은 금색 철골과 네온 막대로 만든 폭 7.26m, 높이 9.6m의 육면체 형태 프레임으로 세종대왕 동상을 둘러싸는 형태이다. 이렇게 하면 조명이 켜졌을 때 세종대왕 동상이 은은한 금빛에 둘러싸여 공중으로 부상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내게 된다.

프레임 상단부 네 귀퉁이에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4가지 서로 다른 기호가 설치된다. 이 기호들은 '눈을 크게 떠라' '행동하라' '사랑하라' '꿈의 날개를 펼쳐라'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카스텔바작은 국내 에이전시 아트딜라이트를 통해 "1980년대부터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글이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문자라고 생각해왔다"며 "이런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빛으로 포착하고, 그의 메시지를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어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이달 24일 오후 7시에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 세종대왕 동상의 원작자 김영원 전 홍익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 점등식을 갖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카스텔바작 작품 점등식이 이달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모로코 출신의 프랑스 디자이너인 카스텔바작은 1997년 고(故)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대주교·사제 5500명의 옷을 디자인해 화제를 낳았던 인물이다. 미국의 팝스타 비욘세와 레이디가가가 그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서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아시아 첫 전시회를 여는 등 국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