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손주들과 광화문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을 돌아보았다. 일단 할머니와 어디를 간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흥분 상태다.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역에서 자동 발매기에서 표 구매하는 것도 해본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장난치는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는 것도 가르친다. 열차를 타려는데 이놈들 얼른 먼저 타려고 가운데 줄에 선다. 양쪽 줄에 서서 기다리다 안에 있는 사람이 먼저 내리면 차례로 타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열차 안에서도 틈만 나면 장난을 하려 한다. 그때마다 손을 꼭 잡고 귓속말로 “공중도덕”이라고 얘기하면 잠시 조용 해 진다. 말귀를 알아듣는 나이다. 가르치면 깨닫는 나이인 거다. 갈아탈 때마다 “어디로 가야 하지?” 하고 물으면 두 녀석들이 이정표를 보고 찾아간다. 광화문역에 내리면 입구가 여러 개 있어 정신 차리고 찾아가야 한다. “6번 출구를 찾아라.” 미션이다. 아이들 뒤를 따라간다. 미국 여행 때에도 아이들을 앞장서게 해서 여행한 기억이 난다. 매점에서 먹는 걸 살 때도 달러를 주고 “너희가 알아서 필요한 거 사와. 못사는 사람은 못 먹는다.” 이렇게 말하고 뒤에서 기다리면 어떻게 하든지 사오 곤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는 ‘경희궁은 살아있다.’, ‘안데르센이야기’ 기획전시와 서울 역사 상설전시관이 있다. 금싸라기 땅 광화문 지역에서 경희궁의 모습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빌딩 숲에 갇혀 있어서다. 경희궁을 복원시키고자 만들어진 기획이다. 아이들은 전시실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안데르센이야기에는 요즘 인기 있는 레고로 모든 것을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은 들어서자 레고에 큰 관심을 보인다. 아이들에게 무엇 가르치려 하지 않고 이런 곳에 다녀간 경험과 추억만으로 만족한다. 교육은 부모와 선생님들 몫이니깐.
박물관 관람을 끝내고 광화문역 6번 출구 곁에 있는 교보 문고에 들렸다. 준이 녀석 교보문고에 꼭 가야 한단다. 도서관이나 서점도 가끔 이용하는지라 들어서면서 아이들이 묻는다. “할머니 어디서 몇 시에 만날까요?” 짜식들~ 유아 책 매대 옆 휴식공간이 우리들의 만남의 장소이다. 각자 흩어져서 보고 싶은 책을 읽다 시간이 되면 만난다. 집에 가야 하는 시간. 기념으로 원하는 것 한 가지씩 사주고 출발이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1시간 반 남짓 한다. 오늘 쌓인 피로를 따듯한 버스에서 꿀맛 같은 잠을 자면서 풀어 버렸다. 이렇게 우리는 하루 여행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