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잃어버리고 분실신고를 해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실신고를 하면서 번잡스러움을 겪었지 싶다. 그렇다고 분실된 카드를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둘 수 없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한 때가 생기기 마련이다. 분실하게 되면 해결방법이 실제 복잡하다. 젊은이들에게는 수월한 일이지만 나이가 든 사람에게는 다소 번거롭다. 나이가 들면 무뎌지는 것들이 많아서다. 말이 어눌해지고 귀가 먹힌다. 그리고 행동이 느려진다. 상대방이 하는 말이나 급변하는 시대변화 대응력이 떨어진다. 분실신고 때에 전화 ARS로 하는 응답에 잘 따라가지 못한다. 하나의 예를 들면 이렇다. 얼마 전에 생명보험사와 통화 중에 본인 확인을 위하여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해야 하는데 숫자 버튼을 누르는데 자꾸만 오류가 생겼다. 정확하게 눌렀는데도 서너 번을 오류로 진행되지 못하였다. 알고 보았더니 버튼을 누르는 속도가 늦어서 그렇다고 했다.
전화 ARS로 진행되는 절차에 가끔 신경질이 나기도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상담원과 접속이 쉽지 않다. 통화량이 많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신고 이전에는 혹시 마음 나쁜 취득자가 사용하지 않았는지도 걱정하기 마련이다. 물론 대부분의 카드사에서는 카드분실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걱정을 덜 수도 있지만, 대체로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현재는 분실된 카드를 발견한 사람이 주인에게 곧바로 돌려주고 싶어도 쉽지 않다,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우체통이나 경찰서 또는 분실물 보관소에 맡겨야 한다. 그러는 사이에 분실자는 응당 분실신고를 까다롭게 하게 되고 잠시라도 걱정을 하게 된다. 또한, 재발급을 받아 다시 사용하기까지에는 며칠의 시간이 소요된다. 카드회사는 재발급에 따른 경비가 발생한다.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고양시에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해 3호선 전철을 교대역에서 탔다. 마침 빈자리가 있어 앉으려고 하는데 앉아있는 사람 엉덩이 쪽 의자 바닥에 카드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옆 사람의 호주머니에서 빠진 것이지 싶어 졸고 있는 사람을 깨워 물어보았다. 본인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래서 전철고객센터에 연락하였더니 내가 내리는 곳의 역 사무실에 맡겨주면 좋겠다고 하였다. 나는 목적지 원당역에 내려서 사무실을 찾아 그 카드를 맡기고 돌아왔다. 그 순간 그 카드는 분실신고 되어 사용할 수 없는 카드로 전락하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괜한 일을 애써 한 일이 된 셈이다. 만약에 내가 주웠던 카드에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었다면 곧바로 주인에게 연락할 수 있었을 테고 카드 주인은 불필요한 걱정이나 분실신고에 따른 시간 낭비와 재발급에 따른 여러 가지 비용 발생을 줄일 수 있었지 싶다. 조사를 해보지 않았지만, 신용카드 분실에 따른 시간 낭비와 재발급을 위한 관련 비용이 꽤 되지 싶다.
이럴 때 대비하여 카드 뒷면이나 일정한 곳에 연락처를 적어두면 어떨까 싶다. 카드를 줍게 되면 기재된 연락처로 전화할 수 있게 말이다. 사실 주인에게 찾아주는 일이 번거롭고 귀찮아서 본체만체하거나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기도 하는 실정이다. 분실신고를 한 카드는 무용지물로 쓰레기로 남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분실물 보관소나 경찰서 등에 맡기는 일이 쓸모없는 일이 되고 만다. 분실신고를 하기 전에 곧바로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적어두는 방안도 필요하지 않을까? 카드회사에서 카드를 제작할 때 뒷면에 서명란을 두듯이 연락처 기재란을 만들어 두는 방법도 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