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해외 주식 ETF 등장… 글로벌 ETF 인기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글로벌 ETF'도 주목을 받고 있다. ETF는 주가지수, 채권, 금 같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이 나오는 투자 상품이다. 증시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고,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ETF는 해외 주식형 ETF 등 해외에 투자하는 ETF를 가리키며, 국내 증시에도 57개 상장돼 있다. 이 중 가장 비중이 높은 해외 주식형 ETF는 2011년 불과 5개에서 이달 현재 38개로 늘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에 대한 투자금은 현재 1조142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서만 1849억원이 늘었다. 1년 사이 3689억원이 불어나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본토 우량주 300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지수 하루 변동률의 2배를 돌려주는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ETF'는 설정액이 1460억원에 달한다. 이를 포함해 설정액 500억원이 넘는 해외 주식형 ETF가 6개나 된다.

◇'세금 안 떼는' 해외 주식형 ETF 등장

지난달 29일부터는 비과세 해외 주식형 ETF도 등장했다. 이전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 차익에 대해 15.4% 배당소득세를 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해외주식투자전용 ETF 저축계좌'를 열고, 이를 통해 해외 상장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ETF를 거래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 38개 가운데 11종목이 이에 해당한다. 이 계좌의 납입 한도는 3000만원이다.

올 초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비과세 해외 주식형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의 반등세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 중이다.

국내 증시를 벗어나 해외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ETF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해외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ETF를 해외 주식처럼 사고파는 것이다. 해외 ETF 시장 규모는 약 2조6700억달러(약 3100조원)로 선택의 폭이 넓고, 개별 종목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해외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접근하기도 쉽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갖고 있는 해외 종목 상위 10개 가운데 홍콩 증시에 상장된 CHINA AMC CSI300 ETF(약 1000억원)가 포함돼있다.

◇"글로벌 증시 변동에 유의"

글로벌 ETF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글로벌 증시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 연초 중국 증시 쇼크처럼 시장 변동이 클 때 글로벌 ETF는 국내 ETF보다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을 주는 국내 상장 해외 주식형 ETF라고 해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절세 혜택을 볼 수 없다. 비과세 혜택만 믿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는 국내에 상장된 ETF보다 신경을 써야 할 점이 더 많다. 우선 해외 상장 ETF는 매매 차익에 대해 22% 양도세를 내야 하고,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요동칠 수도 있다. 또 미국·유럽의 경우, 한국 시각으로 야간에 거래되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 이슈에 바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최근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보다 해외 증시가 주목을 받고 있고, 해외 주식형 ETF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추가돼 글로벌 ETF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투자자들은 ETF 수익률을 잘 살피는 한편 가급적 국가별로 분산 투자하고 글로벌 경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