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옆에 '강북의 코엑스' 짓는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인근의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가 2018년 서초구 서초동 소방학교 자리로 옮겨간다.

기동본부 부지(2만4809㎡)엔 강남의 코엑스처럼 호텔·도심공항터미널·컨벤션센터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대거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시는 "기획재정부, 경찰청과 지난 2014년 9월부터 1년 6개월간 협의를 진행한 끝에 기동본부를 시유지인 서초구 소방학교로 이전하기로 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전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동본부 이전을 위해 시유지인 서초구 소방학교 부지(4503㎡)와 종로구 적선동 공영주차장 부지(3446㎡)를 정부에 내주고, 대신 국유지인 기동본부 땅을 받기로 했다.

이 같은 맞교환이 성사되면 서초구 소방학교는 내년 말 은평구에 조성되는 소방행정타운으로 옮겨가고, 기동본부는 소방학교에 신축 건물을 지어 이전하게 된다. 적선동 공영주차장은 기동대가 도심 시위에 대비해 순환 근무하며 대기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경찰청은 지난 2007년부터 기동본부 이전을 계획했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1988년 지어진 기동본부 건물이 낡아 전·의경들의 복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기동본부 부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동대문 상업지역에서 멀지 않다. DDP에서 700m, 동평화패션타운·청평화패션몰에선 200~300m 떨어져 있으며, 모두 걸어서 10분 이내로 갈 수 있다. 최판술 서울시의회 의원(중구1·국민의당)이 입수한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시는 올해 예산 3억원을 투입해 이 부지 개발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시는 2019년 상반기부터 이 부지 일대를 집중 개발해 강북지역의 새로운 관광·교통·숙박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인근 동대문 패션타운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10명 중 7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여서, 숙박·교통 수요가 크다는 것이다.

시는 인천공항에서 이곳을 곧바로 연결하는 버스 노선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부지 일부는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동본부 땅은 용적률이 600%까지 나오는 상업 용지"라면서 "이곳이 관광특화 지구로 개발되면 동대문 일대가 국내 최대 관광 쇼핑 단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공간을 '패션 클러스터(Cluster·단지)'로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기동본부 부지 인근 동대문 시장에는 의류 도매시장이 많고, 전국 봉제공장의 절반 가량이 집중돼 있다. 최근에는 한국 의류를 수입하기 위해 동대문 시장을 찾는 중국인 바이어들도 늘고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동대문 시장의 특성을 활용해 이곳이 한류 패션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과 기관을 유치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최판술 의원은 "동대문 관광특구 중심부에 위치한 이 공간이 개발되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동대문을 디자인·패션산업의 메카로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동본부 부지 개발은 오세훈 전 시장이 재임 중이던 2007년부터 구상했고, 박원순 시장도 재선 직후인 2014년 8월부터 관심을 보인 사업"이라면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재개발보다 사업 추진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