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음악=샹송? 고정관념 깨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 내 프랑스의 해' 행사의 첫 주자로 프랑스에선 에이스 카드를 내놓았다. '국민가수'쯤으로 불리는 음악가 마티유 셰디드(45)가 24일 서울 이태원의 공연장 현대카드언더스테이지 무대에 올랐다. 엘턴 존, 잉베이 맘스틴 등 세계적 음악가들이 공연했던 곳이다. 공연 전날 하얏트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21일에 일찌감치 입국해 한국 곳곳을 둘러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어제는 홍대 앞 라이브클럽에 갔어요. 데드버튼즈, 3호선버터플라이 같은 멋진 음악가들과 즉석에서 공연도 했는데 한국 음악가들 실력이 정말 끝내주더군요."

셰디드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공연했는데 한국 음악이 좀 더 나와 연결되어 있단 느낌이 든다"고 했다. 우리에겐 좀 생소하지만 그는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수백만 장의 앨범을 판 수퍼스타다. 할머니는 작가 앙드레 셰디드, 아버지는 최고의 샹송가수 루이 셰디드다. "운명처럼 예술을 삶의 중심에 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할 만하다.

정작 그를 매혹시킨 건 미국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와 영국 록밴드 레드제플린 등 전설적인 록스타들이었다. 열여섯 살 때부터 기타를 잡았고, 스물여섯 살 때 '엠(M)'이란 예명으로 첫 앨범을 내놓으면서 단숨에 프랑스 최고 가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M'은 프랑스어로 '사랑한다(aime)'와 발음이 비슷해요. 할머니나 아버지의 후광 없이 음악만으로 인정받고 싶어 붙인 이름입니다."

그는 '프랑스 음악=샹송'이라는 고정관념을 부수기에 충분할 정도로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팝음악을 들려준다. '섹시하다'는 평을 듣는 기타 연주나 매력적인 가성을 들려주는 보컬, 무대 연출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화려한 공연으로 유명하다. "한국에 처음 왔는데 사흘 만에 이 나라에 푹 빠졌어요. 프랑스에 돌아가면 꼭 한국 가수들을 초청해 파리에서 공연할 겁니다. 한국이 형제의 나라 같다니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