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빈곤퇴치법 잘 아는 나라 없다"

"이르면 올 연말 한국에 빈곤 퇴치를 담당하는 국제스텝기구(ISO)가 설립될 예정입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이 앞으로 국제 빈곤 퇴치를 위해 글로벌 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탈립 리파이(67)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본지와 만나 "한국에 국제 빈곤 퇴치 기구인 ISO 본부가 설립되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ISO에 참여하는 40여 개 회원국은 가난한 나라의 아픔을 아는 한국에 ISO 본부를 두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면서 "한국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ISO 설립 협정 문안 채택 행사와 '제10차 UNWTO 아·태지역 공무원 연수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리파이 총장은 "국제기구로 출범하는 ISO의 본부를 한국에 두는 것은 과거를 잊지 않는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한한 신뢰를 뜻한다"면서 "한국의 성장은 아프리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들이 본보기로 삼아야 할 사례"라고 덧붙였다.

ISO는 관광을 통한 빈곤 퇴치와 경제 성장 방안을 집행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연구센터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UNWTO는 2013년 총회에서 국내에 설립했던 산하 기구 스텝재단(ST-EP·이사장 도영심)을 국제기구로 승격시키고, 한국에 본부를 두기로 결정했었다.

2010년 UNWTO 사무총장에 오른 리파이 총장은 줄곧 스텝재단의 국제기구화를 추진하면서 ISO 본부 한국 유치를 지지해 왔다. 그는 "현재 29개국이 서명했고, 앞으로 회원국이 50여 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리파이 총장은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빈곤 퇴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한국보다 빈곤 퇴치 방안을 잘 아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의 고도성장과 분배 등 성장 경험이 ISO 활동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