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70조원 印度 해양산업에 한국 부르다

"인도에서 해운·물류·항만·조선 등 해양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한국이 인도 해양 산업의 동반자가 되길 바랍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4일 인도 뭄바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인도 해양 투자 박람회(Maritime India Summit 2016)'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도 정부는 해운·물류·항만·조선 등 해양 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처음으로 국제 해양 박람회를 열었다. 한국은 40여개 참가국 가운데 유일하게 파트너 국가로 초청돼 특별 대우를 받았다.

모디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내세우며 자국의 제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세계 리더의 위치에 있는 나라"라며 "해양 부문에서 무궁무진한 발전 잠재력을 지닌 인도와 가장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나라도 한국"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전체 전시관의 25%에 해당하는 1260㎡(약 382평) 규모에 47개 전시 부스를 설치했다. 참가국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56개 해운·항만·선박 기업 관계자 200여명과 함께 참가했다. 개막식에 앞서 모디 총리는 니틴 가드카리 인도해운부 장관을 비롯해 김영석 해수부 장관,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와 함께 한국관을 15분간 둘러봤다.

특히 모디 총리는 전시장에서 폴리카보네이트(열과 충격에 강한 플라스틱의 일종)로 만든 한국산 2인승 카누와 연료 없이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8인승 보트 등 레저용 선박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인도의 1만3000여개 섬은 좋은 관광 자원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인도는 한국과 같이 3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 연안 지역을 산업단지로 개발하고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는 내용의 '사가르말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항구를 6개 새로 만들고 기존 항구를 현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올해 1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하는 등 향후 10년간 약 7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한국 해양 산업은 조선업계의 수주 절벽과 해운 업계의 장기 불황 등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인도 시장은 한국 해양 산업에 새로운 발전 동력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과 인도 정부는 지난 13일 항만 개발 및 운영 기술 교류, 공동 프로젝트 발굴 모색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인도 항만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인도 코친(Cochin) 조선소와 기술 협력 MOU를 체결해 한국 해양 산업이 인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열었다. 행사장을 찾은 인도 최대 항만 운영사 아다니(Adani)는 항만 운영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국업체 싸이버로지텍과 투자 협의를 결정하기도 했다. 히마슈 세카 아다니 매니저는 "세계 5위 해운 강국이자 세계 6위 물동량의 부산항을 보유한 한국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