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00년 품은 역사 도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2000년의 시간을 간직한 역사 도시다. 산과 강, 대지가 어우러진 데다 온화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일찍부터 많은 사람이 터를 잡고 살았다. 본격적으로 거대 도시를 개발한 것은 백제인들. 백제 사람들은 지금의 송파구·강동구 일대에 왕도(王都) 한성(漢城)을 세우고 마한을 병합하는 등 국력을 팽창시켰다.

서울이 간직한 땅의 역사를 훑어보는 '백제신라, 서울의 기억' 특별전이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에 있는 선사시대 무덤에서 시작해 백제와 신라시대 고분을 중심으로 선인들의 무덤 변화 양상을 살피고 출토 유물 240여점을 전시했다. 송파구의 석촌동 고분군은 고대 국가 백제의 건국 주체 세력과 한성도읍기 백제 중앙 지배층의 공동 묘역. 이곳에서 출토된 중국제 도자기, 금제 귀걸이, 은제 귀이개 같은 고급품들이 이곳이 지배층의 무덤이었음을 알려준다. 가락동, 우면동 등 백제시대 고분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항아리·쇠도끼 등이 전시장에 나왔다.

서기 475년 백제가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뒤 서울과 한강유역은 고구려가 차지했고 553년부터는 신라 땅이 됐다. 우면동 유적에선 백제시대의 굴식돌방무덤 이외에도 신라시대의 앞트기식돌방무덤 6기가 확인됐다. 신라가 백제를 몰아낸 뒤 이 지역을 실질적으로 다스렸다는 증거다. 서울은 그 뒤 통일신라시대에는 한주(漢州), 고려시대에는 남경(南京)이었다가 조선시대에 다시 왕도가 됐다. 6월 6일까지. (02)2152-5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