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주택시장 1분기보다 좋아질 것"

"작년 같은 호황은 아니겠지만 1분기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의 주택 분양 담당 임원 10명 중 9명은 4·13 총선 이후 주택 경기가 1분기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유망한 분양 사업지로는 서울 강남(江南)의 재건축 아파트를 꼽았다. 본지가 20일 현대건설·삼성물산 등 10대 건설사 주택 분양 담당 임원 10명에게 '총선 이후 주택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2분기 주택 시장 회복될 것"

총선 이후 신규 분양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10명 중 6명은 "1분기보다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3명은 "1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1분기보다 더 위축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한 명에 그쳤다.

실제 최근 주택 시장은 조금씩 체력을 회복하는 양상이다. 부동산조사·평가기관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간(週間)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월 중순부터 0.01%씩 떨어지다가 7주 만인 4월 첫째주 이후 하락세가 멈췄다. 올 들어 매달 감소세를 보였던 주택 매매 거래량도 이달 들어 평년 수준으로 올라섰다. 4월 거래량은 하루 평균 468건으로 사상 최대였던 작년 4월(743건)보다는 적지만 2014년(454건)과 2013년 (332건)보다는 늘었다.

정창두 대우건설 상무는 "1분기 주택 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전통적인 비수기였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대출 규제에 대한 내성(耐性)이 생기고 전세금도 여전히 강세여서 매매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정윤 현대엔지니어링 상무는 "일부 지방도시는 과잉 공급 우려가 있지만 서울은 지난 4~5년 동안 공급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10대 건설사들은 당초 올해 계획했던 물량을 예정대로 분양하거나 오히려 확대할 전망이다. 7개사는 예정대로 분양하고, 2개사는 10% 정도 분양 물량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4만8000여가구 수준이다.

◇분양 유망 지역, '강남 재건축' 1순위

분양 담당 임원들은 올해 가장 유망한 신규 분양 지역으로 '서울'을 꼽았다. 10명 중 9명이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1순위로 추천했다. 서울 강북 지역이 5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방 대도시는 2명에 그쳤다.

김상국 삼성물산 상무는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를 들었던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가 조기 완판(完販)에 성공한 것을 보면 서울 강남권에 잠재적인 주택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공급될 강남 재건축 아파트로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5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리버뷰'(595가구),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 등이 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금융사들의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거절과 관련해 대형 건설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10곳 중 8곳이 "시중은행에 중도금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하면 대출 금리가 높은 지방은행이나 새마을금고 등 2·3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