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5만4000여채 더 공급한다

정부가 각종 임대주택을 당초 목표보다 최대 5만4000여 가구 더 공급한다. 또 생애 최초로 집을 구입하는 수요자에게 6개월간 한시적으로 사상 최저 금리인 1.6%에 대출을 해 주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뉴스테이 2만 가구, 행복주택 1만 가구 추가 공급

정부는 우선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을 위한 월세형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공급량을 1만 가구 더 늘리고,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부지를 2만 가구 수준으로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행복주택 공급목표는 2017년까지 14만 가구(사업 승인 기준)에서 15만 가구로 늘리고 뉴스테이는 2017년까지 13만 가구(부지 확보 기준)에서 15만 가구로 2만 가구 확대한다.

국토부는 이날 2차 뉴스테이 촉진지구 부지도 공개했다. 2차 뉴스테이 촉진지구는 서울에선 금천구 독산동(총 주택 수1500가구)이 선정됐다. 경기도에선 경기 김포시 고촌읍 일대(2900가구)와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5700가구)이 선정됐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LH 등 공공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업체에 저렴하게 임대해 주고 이 부지에 뉴스테이를 지어 공급하는 '토지 지원 리츠'도 도입키로 했다. 토지 지원 리츠의 첫 사업 부지로 올해 철거 예정인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서울남부교정시설(옛 영등포 교도소·1800가구 규모) 부지를 선정했다.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신혼부부에게 10년간 월세가 거의 오르지 않는 임대아파트도 공급한다.

◇초저금리 주택 대출·전세대출 출시

정부는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무주택 서민층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최저 1.6%에 주택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르면 오는 6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제공되며,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대상이다. 7000만원을 대출받으면 월 이자는 9만3000원 수준이다. 저소득·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전세자금 대출인 '버팀목 대출'의 금리도 0.2%포인트씩 일괄적으로 인하하고, 신혼부부의 경우 추가로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혼부부는 최저 1.8%에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 주거비 부담 줄이는 게 목표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것은 임대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바뀌면서 주거비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의 경우 월세 거래가 40% 수준을 넘어섰다. 저소득·서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은 월세 비중이 지난 3월 기준으로 52%에 달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소득 5분위 이하 무주택 임차 가구는 477만 가구이며, 이 가운데 112만 가구가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부담하고 있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정부가 이번 대책을 포함해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100만 가구까지 추가로 공급해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5.5%(2014년 기준)에서 8%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소득의 30%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얼마나 빨리 실제로 실현되느냐가 이번 대책의 실효성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