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아파트에 투자해볼까"… '글로벌 리츠' 인기

최근 재테크 시장에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주목받고 있다. 쉬운 투자 방법, 높은 기대 수익률, 높은 안전성 등 글로벌 리츠의 3대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츠는 리츠 회사가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개발·임대·매매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각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것처럼 간편하게 뉴욕 맨해튼 상가를 비롯해 각종 해외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 또 요즘 미국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 수익률도 높다. 상장된 리츠 종목은 보유 부동산의 지분·채권 등을 바탕에 두고 있어 상장폐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확률도 비교적 낮아 안전하다.

◇부동산 회복에 미국 리츠가 시장 선도

최근 글로벌 리츠 가운데 인기는 단연 '미국 리츠'다.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수익률이 오르고 있어서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리츠 종목의 성과를 가리키는 MSCI 미국 리츠 지수(MSCI US REIT Index)는 연초 대비 9.9% 올랐다. 미국 S&P500 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3.6%)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졌던 2월 중순 이후로 따지면 상승률이 21.3%에 이른다.

1960년대 처음 리츠가 태동한 미국에서는 현재 상장 리츠의 시가 총액이 1조달러(약 1170조원)에 달한다. 뉴욕증권거래소 전체 시가총액의 4.1%다. 미국 리츠는 아파트, 쇼핑센터, 오피스 빌딩 등 부동산 임대 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지분형 리츠가 대부분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공실률이 30년래 최저치인 데다 자가 보유율도 2000년 이후 최저치"라며 임대 수요가 늘면서 리츠의 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미국 리츠의 배당 수익률도 4% 안팎으로, 매력적이다.

◇국내 글로벌 리츠 펀드 3년 수익률 18%

미국에 비해 주춤하지만 유럽·일본 리츠에 대한 관심도 꾸준한 편이다. 선진 유럽 리츠 지수(FTSE EPRA/NAREIT Developed Europe Index)는 연초 이후 2.8% 떨어져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부진하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9.2% 수준이다. 올 1월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시중 자금이 리츠로 몰렸던 일본의 경우, 이달 들어선 주춤하다. 일본 리츠 지수(FTSE EPRA/NAREIT Japan Index)는 4월 25일 3120까지 올랐다가 최근 다시 3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일본 리츠의 연평균 기대수익률은 호텔과 주거용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리츠가 8%,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리츠가 4% 내외다.

글로벌 리츠에 직접 투자하기가 번거롭다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리츠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5년 5월 설정된 하나UBS글로벌리츠펀드(설정액 590억원) 등 16개 글로벌 리츠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모두 5~13%를 기록했다. 글로벌 리츠 펀드의 3년간 평균 수익률도 18.1%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 부침에 유의해야

현재 글로벌 리츠의 수익률은 대략 4% 내외로 1%대 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리츠에 투자하면 각국 경제 상황과 부동산 수요·공급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거나 임대료가 떨어지고, 투자한 사업의 개발 속도가 더뎌지면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 글로벌 리츠에 투자할 때는 국가별 경제 지표, 매수 타이밍 등에 신경 써야 한다. 박철환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리츠의 상승 탄력은 약화될 것으로 보여 투자에 신중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리츠에 투자하면 환율이 하락할 때 환차손을 볼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